이재명 "나훈아 님 '이제 내려올 때 생각' 발언에 인생무상 느껴"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가황 나훈아의 소신발언에 정치권도 후끈 달아올랐다. 여야를 떠나 나훈아의 공연 모습과 함께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는 발언에 호응을 보냈다.
나훈아는 추석 전날(지난달 30일) 오후 14년 만에 KBS 2TV를 통해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을 선보였다. 코로나19 상황을 비대면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약 2시간 30분 동안 전파를 탔다.
나 씨는 "(KBS가) 국민의 소리를 듣고 같은 소리를 내는,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며 "모르긴 몰라도 여러분 기대하세요. KBS가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시청자들을 향해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이런 분들 모두가 다 보통 우리 국민이었다"며 "IMF때도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나, 집에 있는 금붙이 다 꺼내 팔았다. 우리나라는 세계 제일 1등 국민이다. 분명히 이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고 힘을 북돋았다.
이어 "여러분 우리는 지금 힘들고 많이 지쳐 있다"며 "저는 옛날 역사책을 보든 살아오는 동안을 보든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이 나라는 바로 오늘 여러분이 지켰다"고 강조했다.
나 씨의 발언에 정치권은 즉각 반응했다.
원희룡(국민의힘) 제주지사는 1일 SNS에 "늦은 밤인데 가슴이 벌렁거려서 금방 잠자리에 못들 것 같다. 나훈아 때문"이라며 "힘도 나고 신이 났지만 한켠으론 자괴감도 들었다. 20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기 때문"이라며 나 씨의 발언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대한민국을 흔들어 깨었고, 지친 국민들의 마음에 진정한 위로를 주었다"며 "사랑이 그리운 분들에게는 매력적인 연인이, 상처가 있는 분들에게는 사려깊은 친구가,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는 인자한 부모가 되어 주었다"고 표현했다.
야권에 이어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가황 나훈아 님에 빠져 집콕 중, 여러분은 어떠신가요?"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 지사는 "인생의 고단함이 절절히 녹아들어 있는 그의 노래는 제 인생의 순간들을 언제나 함께했고, 그는 여전히 저의 우상"이라며 "나훈아 님의 '이제 내려올 때를 생각한다'는 말에 짧은 인생의 무상함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게인코리아! 훌륭한 기획으로 어려운 시기에 많은 분께 위로를 주신 KBS에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덧붙였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