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식방문…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쇼이블레 하원의장 면담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북한을 향해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보다 북미관계 개선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을 통하지 않고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30일 오후(현지시각) 베를린 소재 독일 대통령궁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과 면담에서 한·독 통일자문위원회를 만들어 준 것에 감사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박 의장은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체제 전환 제안과 의장의 남북국회회담 제안에 침묵하고 있지만, 비난도 하지 않고 있다"고 남북관계 현황을 소개했다.
박 의장은 이후 독일 연방의회로 이동해 볼프강 쇼이블레 하원의장을 공식 면담한 자리에서도 남북관계와 관련해 비슷한 톤으로 언급했다.
쇼이블레 하원의장은 "한반도 분단과 우리 분단은 냉전의 산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남북의 상호 교류, 국민 간 왕래를 추진하는 것이 통일을 위한 준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북한이 양국 간 교류와 접촉을 금지시킨 상황이다. 최근 문 대통령이 정전에서 종전체제로 전환할 것을 제의하고, 나도 국회의장으로서 조건 없는 국회회담을 제안했지만, 아직 아무 반응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쇼이블레 하원의장은 "북한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할 것이다. 그것이 문제다"고 답했다.
박 의장은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북한과 가장 밀접한 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쇼이블레 하원의장은 "그런 원칙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세계 각 나라들이 계속 가까워지고 있다. 재무장관 역임 당시 다자주의의 힘이 긍정적인 결과를 내는 것을 많이 봤다. 다자주의 체제를 보호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우리나라도 소규모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자유무역주의와 다자주의를 추구할수밖에 없다. 자유무역주의와 다자주의가 강화되길 희망한다"고 공감의 뜻을 밝혔다.
박 의장은 WTO 사무총장으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고, 쇼이블레 의장은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말씀을 잘 전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의장은 쇼이블레 하원의장에게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워치3'와 쇼이블레 하원의장 저서의 한국어 번역판인 '나는 어떻게 통일을 흥정했나'(Der Vertrag. Wie ich ueber die deutsche Einheit verhandelte. DVA, Stuttgart 1991)를 선물했다. 한국에서 1992년 출간된 이 책은 독일 통일 당시 내무장관이던 쇼이블레 하원의장이 통일 과정을 기술한 책으로 한국에서 이미 절판됐지만, 한국인 역자를 통해 어렵게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쇼이블레 하원의장은 선물을 전달받고 "정말 영광이다. 독일 서적이 한국어로 번역된 사례가 많지 않을 텐데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면담에는 독일 측에선 힐마 자크 의장실장, 요아힘 리케스 국제담당국장, 폴커 괴르크 의회서비스담당국장, 루트 수르카우 의전, 프랑크 베르크만 언론부담당관 등이 참석했고, 방문단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조응천 의원,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 김병관 디지털혁신자문관, 곽현준 국제국장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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