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민주당, 秋 리스크 끝나나 싶더니…이번엔 '북한'

더불어민주당이 북한 공무원 피살 사태에 2년 만에 호감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수세에 몰렸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 회의. /이새롬 기자

민주당, 2년 만에 호감도 최저치 기록…공방 이어질 듯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의 우리 국민 피살 사건에 박근혜 탄핵 정국 이후 호감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수세에 몰렸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상직·김홍걸 의원 논란으로 이어진 야권의 공세를 제명과 탈당으로 수습했지만,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사태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 통지문이 발표됐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북한의 달라진 태도를 부각했지만, 국민의힘 등 야권은 "진정성이 없다"는 반응과 함께 2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25일 한국 갤럽이 발표한 9월 4주차(22~24일) 5개 정당별 정당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 호감도는 직전 조사인 3개월 전과 비교해 10%포인트 하락한 40%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일곱 차례 조사에서 민주당 호감도 최고치는 57%를 기록한 2018년 8월 평양남북정상회담 합의였다.

국민의힘 호감도는 원내 정당 중 유일하게 직전 조사 대비 7% 포인트 상승한 25%였다. 전신인 자유한국당 기준 호감도 최대치는 28%로 2019년 10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을 시점이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문재인 정부 총체적 안보 부실'로 규정하고 공세 수위를 한껏 높이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외교안보특위위원 비공개 긴급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의 근본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 있다"고 꼬집었다.

야권은 이번 사태를 문재인 정부의 안보 실패로 규정하고 의혹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 위원장. /이새롬 기자

김 위원장은 "대북 장밋빛 환상이 국민 생명을 앗아가는 핏빛 재앙이 됐다"며 "국민 생명안전 수호 헌법적 책무를 다한 것인지 의구심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대통령의 '선택적 침묵'을 용납해선 안 된다. '대통령의 47시간' 침묵 사유, 대응조치 내역을 비롯해 이번 사태의 원인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비정상적 국가안보 상황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 등 대응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은 대한민국 국민과 희생자에게 사과하고 사건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국회 차원의 대북 규탄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 국방위에서 북한 무력 도발 규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며 "야당과 협의해 본회의에서 규탄 결의안을 처리, 북한 만행에 대한 대한민국 국회의 엄중하고 단호한 입장과 결의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했다. 이어 "어떤 이유에서든 북한의 반문명적 야만적 만행은 용납될 수 없다"며 "정부와 군 당국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줄 것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모두 비판 목소리를 내며 북한을 강하게 규탄했지만 이날 오후 공개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 입장으로 상황은 조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강조하며 추켜세웠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김 위원장이 '남녘 동포들에게 미안하다'고 한 것을 두고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북측에서 우리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오늘 청와대가 발표한 북측의 통신문 내용까지 보면서 새삼 다른일이 그런 것처럼 남북관계가 변하지 않은것도 있지만, 변하고 있는것도 있다는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북측 수역에 부유물 위에 계시던 분을 그들의 행동 준칙에 따라 사살했다는 것이 남북관계의 변하지 않는 냉엄한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면서도 "판문점 도끼 만행, 연평도 피격, 서해 교전, 청와대 습격 등 이런 일이 있었을 때의 북측 태도에 비하면 상당 정도의 변화인 걸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향해 "오늘 발표한 북측의 태도를 어떻게 평가하시고 과거의 사례와 어떻게 달라졌다 평가하느냐"고 물었다.

민주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문을 두고 이례적이라며 태도 변화 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24일 열린 민주당 고위당정협의. /이새롬 기자

그러자 이 장관은 "저는 우선 매우 신속하게 (북한에게) 답이 온 것에 주목하고, 과거 몇 번 사례로 유감 표현이 사용된 적은 있는데 '미안하다'는 구체적 표현이 딱 두 번이었다. 또 하나의 전문에서 두번씩 미안하다 밝힌 거 처음 있는 거라 이례적이다"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야권은 김 위원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비판 목소리를 더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구두논평에서 "우리의 보도를 일방적 억측이라며 유감을 표시했고 자신들의 행동이 해상 경계 근무 규정이 승인한 준칙, 국가 비상 방역 규정에 따른 정당한 행위임을 강조했을 뿐"이라며 "대단히 미안하다는 단 두 마디 외에는 그 어디에서도 진정한 사과의 의미를 느낄 수 없는 통지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사소한 실수와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라고 칭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는 무책임한 태도만 보였다"며 "의미 없는 사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대로 끝나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이번 사건은 공무원의 월북 시도 여부 등 풀리지 않은 의혹이 남아있는 만큼 정치권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변인은 "북한의 통지문대로라면 그 어디에서도 우리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다는 정황을 찾을 수 없다. 이에 대한 군의 명확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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