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한일관계, 미래지향적 구축 희망"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신임 총리가 한일 간 갈등 원인으로 꼽히는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대화로 풀어나가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11시부터 20분간 스가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한일 관계 발전 방안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 양국 간 입장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양국 정부와 모든 당사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을 함께 찾아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한일 양국 관계가 과거사에서 비롯한 여러 현안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문 대통령과 함께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구축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 취임을 계기로 강제징용 등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 노력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가속화해 나가자"고 했다. 스가 총리도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 노력을 독려해 나가기로 했다.
한일 정상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간 과거사 문제를 소통하며 해결하자는 데 공감하면서 향후 한일관계가 개선될지 주목된다.
역사 문제와 더불어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이에 맞불 차원에서 우리 정부가 꺼내 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 문제로 한일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했다.
그동안 과거사 문제는 외교적으로 풀어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면서 안보 분야를 포함한 실질 분야에서는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투트랙 접근 방식을 방침으로 삼았던 정부는 일본과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일본은 외면하는 자세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한국에 각을 세웠던 아베 전 총리가 건강상 이유로 전격 사임한 뒤 '실용파'로 알려진 스가 총리가 취임 이후 한일관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가 99대 일본 총리로 취임한 것을 축하하면서 "한일이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모두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지금이야말로 양국이 서로 협력하고, 양국 국민에게 꼭 필요한 힘과 위로를 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스가 총리는 "일본 역시 코로나 극복이 최대 과제"라면서 "문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한국이 K방역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코로나의 여러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한일 간 기업인 등 필수인력에 대한 특별입국절차 합의를 앞둔 것을 환영하고, 특별입국절차가 양국 간 인적교류 재개의 물꼬를 트는 계기이자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조속히 안정되어 내년 도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원했고, 스가 총리는 이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양국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스가 총리는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지원에 감사하다"면서 계속적인 관심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일본 측의 관련한 노력을 계속 지지하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다"고 했으며, 스가 총리도 "솔직한 의견 교환에 반갑다"고 인사하면서 통화를 마무리했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