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추미애 부부 민원 軍 문건' 파문…"정치공세" vs "秋, 사퇴"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부가 아들 서모 씨의 휴가에 관한 민원 전화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특혜 논란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추 장관. /국회사진취재단

국방부 "적법했다. 내부 문건 유출 유감"…'부모 민원'엔 "확인 중"

[더팩트|문혜현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병가 특혜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극에 달하자 국방부가 결국 '적법하다'는 내용의 설명 자료를 내놨다. 국방부는 다만 "면담기록 내용 중 서모 씨 가족이 실제로 민원실에 직접 전화했는지 여부는 확인이 제한된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하지만 야권의 추 장관을 향한 공세는 더욱더 거세지는 양상이다.

앞서 지난 9일 추 장관 부부가 아들 서모 씨의 병가 연장을 위해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국방부 인사복지실이 최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보면 군부대의 행정업무를 관리하는 '연대통합행정업무시스템’에 기록된 서 씨의 2017년 당시 병가 관련 두 차례 면담 내용이 정리돼 있다. 면담 내용은 당시 미2사단 지역대 사단본부중대 지원반장이던 상사 A씨가 작성했다고 적시돼 있었다.

문건에는 "(서 씨의 부모가) 병가가 종료됐지만,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 좀 더 연장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문의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문건엔 "본인(추 장관 아들 서 씨)으로서 지원반장에게 묻는 것이 미안한 마음도 있고 부모님과 상의하였는데 부모님께서 민원을 넣으신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에 지원반장이 직접 병가 연장 사항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을 실시하였고, 미안할 필요 없으니 다음부터는 지원반장에게 직접 물어봐 주고 의문점을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적혀 있었다.

이에 따라 추 장관 부부가 아들 서 씨의 병가 연장과 관련해 직접 민원을 넣었다는 주장이 확인되면서 야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그러자 국방부는 10일 오후 설명자료를 내고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진료목적의 청원휴가 근거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1호이며 이에 따라 군인의 부상 또는 질병에 의한 휴가를 지휘관이 30일 범위 내에서 허가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역병 등의 건강보험 요양에 관한 훈령 제6조 제2항에 의해 소속부대장은 제3조의 각 호에 해당될 경우 20일 범위 내 청원휴가 연장 허가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추 장관 아들 서 씨의 휴가 연장과 관련해 적법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뒤 퇴장하는 추 장관. /남윤호 기자

국방부는 서 씨가 전화 통화로 병가를 연장한 것과 관련해선 "휴가는 허가권자의 승인 하에 실시하며 구두 승인으로도 휴가조치는 가능하나 후속하는 행정조치인 휴가명령을 발령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휴가 중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전화 등으로 연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카투사 장병인 서 씨의 복무관리 권한에 대해선 "한국군지원단은 주한 미 육군으로부터 지휘통제를 받지만 인사행정 및 관리 분야는 육군인사사령부의 통제를 받는다"며 "한국군지원단 병사의 휴가를 포함한 행정관리는 한국육군 제도를 적용하고 특히 휴가 방침 절차는 한국 육군 참모총장의 책임사항이며 한국군 지원단장이 관리하도록 돼있다"고 했다.

가장 쟁점이 됐던 '추 장관 부부 압력 의혹'에 대해 국방부는 "면담기록은 지원반장이 면담한 결과를 연대통합 행정업무체계에 기록한 내용을 그대로 정리한 것이다. 면담기록 등을 고려할 때, 청원휴가(병가)와 관련된 기록이 있어서 휴가를 실시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면담기록 내용 중 서모 씨 가족이 실제로 민원실에 직접 전화했는지 여부는 확인이 제한된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추 장관의 사퇴를 거론하며 공세에 나섰다. 이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추 장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고위공직자로서의 도리일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은 정의 파괴에 대한 동조로 해석될 것이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단해주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 같다"고 추 장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공개된 국방부 문건에 대해 "청탁성이 있고 부모가 전화한 것이 불편한 내용들도 담겼다"며 "추 장관은 병가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해왔는데 문건에 등장하는 부모는 누구인가"라고 힐난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은 추 장관의 거취 결정을 압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김종인 비대위원장. /이새롬 기자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민주당도 '추 장관 옹호'에 나섰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장관 부부의 민원 의혹과 관련해 "(민원 접수 당시) 당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 아니냐. 정식적인 절차로 한 게 아닌가"라며 "다리가 아파서 병원에 있는데 본인이 어떻게 내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오죽하면 민원을 했겠나"라며 "그 이야기는 장관 부부가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반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아예 연락을 두절하고, 부모자식 간의 관계도 단절하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군대 행정에 대한 부분들을 문의하고, 확인하는 과정 자체를 청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당시 수료식엔 많은 분이 함께 교육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청탁의 구체적 사실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제가 보기엔 너무 의혹 부풀리기와 과한 정쟁으로 삼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야권의 추 장관을 향한 비판을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타당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있었던 민주당 화상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자유토의에서 추 장관 건과 관련 몇 분 의원들의 언급이 있었다"며 "야당의 정치공세는 타당하지 않다는 의원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대부분 의원들은 추 장관 아들 2차 청원휴가가 절차상 문제가 없고, 정치공세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또,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카투사 제도의 특수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등 야당은 "서 씨와 당직병을 국회로 증인 신청하겠다"는 등 공세를 이어가면서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당직사병과 서 씨의 통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군 통신기록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의혹이 규명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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