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文대통령이 협치 강조"…김종인 "힘 가진 자가 협치 여건 만들어야"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추석 전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의견 일치를 이뤘다. 다만 '전 국민 통신비 2만 원 지급'에는 이견을 드러내 4차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심사 과정에서 여야 논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협치'에 대한 구상도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최로 1시간 40분가량 오찬 회동을 가졌다. 21대 국회 들어 여야 대표가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장은 "오늘 만남을 통해서 국민 통합과 협치의 큰 틀 마중물이 돼 줄 것을 기대한다"며 "정기국회 내에 코로나19 민생법안에 대한 비쟁점 법안들은 모두 합의 처리를 기대한다. 4차 추경이 대단히 절박한데 김 위원장이 4차 추경 선별 방식을 일관되게 강조했고, 이 대표도 맞춤형 추경에 대해서 약속했다. 추석 전 재난지원금을 한시가 급한 이들에게 돌아가게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는 "국민들이 몹시 지치고 힘들어하는 시기에 서로 아웅다웅하지 않고, 협력하고 국민을 함께 걱정하는 것이 지쳐 있는 국민들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과 제가 박 의장을 모시고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큰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오후 3시에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서 7조8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하고 4시에 언론에 발표한 뒤 내일 국회로 제출할 예정"이라며 "추석 이전에 모든 것이 집행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18일까지는 추경이 처리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협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어제 대통령을 만났는데 협치를 많이 강조해주셨다"라며 "대통령께서 여야 대표를 불러주셨으면 고맙겠다는 말씀드렸고.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두 분이 만나셔서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자주 대화하고, 어려운 문제도 대화로 풀려고 하는 새로운 정치를 보여드리는 것이 국란의 시기 국민들께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정치권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바람이다. 어제 이 대표와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대통령이 다시 한번 협치를 강조하신 걸로 안다"면서도 "협치를 하려면 할 수 있는 그러한 여건이 조성되야 한다. 21대 총선이 끝나고 원 구성하는 과정에서 종전에 지켜오던 관행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여야 사이에 상당한 균열이 생겼고, 그것이 아직도 봉합되지 않는 상황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협치를 강조하려면 첫째, 힘을 가진 분들이 협치할 수 있는 여건을 사전에 만들어주셔야 하지 않느냐 생각한다"며 "앞으로 정기국회에서 당면한 과제가 4차 추경과 관련해서 추석 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2차 재난지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추경이 처리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제 갑자기 통신비를 2만 원씩 나눠줘야겠다고 발표했는데, 한편으로는 정부의 재정 안정성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현재 재정을 걱정하면서 정치적으로 그러한 결정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것이 앞으로 재정 운영이나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칠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세 사람의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선 추석 전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합의 등 총 4가지 합의가 이뤄졌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비서관,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삼자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대표 정례회의 월 1회 개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4·15 총선 공약 및 정강정책 중 공통사항을 양당 정책위의장이 협의 처리 △4차 추경 예산안 최대한 시급히 처리 및 2차 재난지원금 추석 전 많은 국민이 지급받도록 노력 △9월 24일 본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및 민생지원 관련 법안 최대한 많이 처리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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