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사 국가시험 1일→8일로 일주일 연기…여야정 협의체 구성될까?

보건복지부는 31일 1일 시행 예정이었던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1주일 연기하고 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공고했다. 사진은 지난 27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린 대학병원장 등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박능후 복지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통합당 "의료계-여야정 협의체 구성" 제안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정부는 9월 1일 예정됐던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히면서 야당이 요구한 국회 내에 의료계-여야정 협의체가 구성될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의대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일 시행 예정이었던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1주일 연기하고 8일(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공고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의과대학 여러 학장, 교수 등 범의료계 원로들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의 연기를 요청했다"며 "정부는 이러한 건의를 수용해 의사 국가시험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 취소 의사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여 다수의 학생들의 미래가 불필요하게 훼손되는 부작용이 우려됐고,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향후 병원의 진료역량과 국민들의 의료 이용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의료계와의 강 대 강 대치에서 한발 물러나면서 의료계 파업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특히 야권을 중심으로 정부의 공공의료 정책 추진을 의료계와 여야정 협의체 요구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논의 전면 중단 약속 △국회 내에 의료계-여야정 협의체 구성 후 이를 통해 문제 해결 △업무개시명령 불응 고발 취하 △의사국시 실기시험 연장 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번 사태를 선악 대결로 이끌고 가는 것에 대해서 심히 유감을 표명했다. 통합당은 또, "의료계와 정부 간 무너진 신뢰 회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통합당이 중재자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의사 출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정부의 공공의대 정책을 지적하며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포함한 종합적인 의료체제 개편 문제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 공론화를 하면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또, 안 대표는 "의료인은 인간은 소중한 생명을 직접 다루는 사람들로 우수한 의료 인력의 양성과 보유는 한 국가의 흥망성쇠와도 연결될 만큼 중요한 사안"이라며 "선발 과정에서부터 교육, 졸업 후 훈련과정에 이르기까지 의료인이 되기 위해서는 소양과 능력을 철저하게 검증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대생들은 정부의 4대 의료정책(공공의대 설립, 의대 정원 확대, 한방 첩약 급여화, 원격 의료) 철회를 요구하며 국시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28일 현재 내년 대학을 졸업하는 의대생들이 치르는 국시 실기시험 응시자는 3172명이었지만 2839명(89.5%)가 응시 취소를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의사 국시(실기시험) 2주일 연기를 요청해왔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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