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vs 이재명,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향 놓고 온라인 설전

미래통합당의 경제통 윤희숙 의원이 25일 코로나19 악화로 인한 경제 위기와 관련해 구제를 목표로 한 선별적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윤호 기자

윤희숙 "이번엔 '구제'에 집중…이재명 "지금 필요한 건 '구제' 아닌 '경제' 정책"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미래통합당의 '경제통' 윤희숙 의원(서울 서초갑, 초선)이 25일 코로나19 악화로 인한 경제 위기와 관련해 '구제'를 목표로 하는 선별적 2차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금 필요한 것은 '구제'가 아닌 '경제정책'"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온라인에서 설전이 펼쳐졌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 사태 악화로 경제의 빨간불이 이젠 비상등처럼 번쩍거린다.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하던 상황이 어디까지 낙하할지 걱정"이라며 "재난지원금에 대한 방향은 정치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공허하고 고집스러운 논쟁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는 분들은 재난지원금이 구제가 아니라 경기부양이라는 입장인데, 현금을 지급해 경기를 부양하는 데는 조건이 필요하다"며 "국민들이 지원금을 쉽게 나가서 쓰고, 그것이 또다른 소비를 낳는 연결 고리가 활발히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숙 통합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25일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윤희숙·이재명 페이스북 갈무리

또한 윤 의원은 "지금과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는 개인 간의 반복된 상호작용의 고리가 단절돼 있어 개인에게 현금을 뿌려 경기를 부양한다는 것은 난망하다"라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재난지원금 재정승수는 불과 10% 정도에 머물 수도 있다고 추정된다. 정부가 돈을 풀면 그중 10% 정도만 시장에서 돌고 나머지는 원래의 지출을 대체하는 데 사용될 뿐 아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엇보다도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한 시점에 경기부양을 목표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단언컨대 지금의 재난지원금은 구제를 목표로 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이들이 한우나 안경구매 등을 포기하고 이웃의 생계지원을 지지할 수 있을지는 우리가 얼마나 공동체로서 서로 연대하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2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해왔던 이재명 지사는 윤 의원의 주장을 보란 듯 반박하는 입장을 내놨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지금의 경제위기는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수요 부족으로 인한 것이다. 따라서 수요역량 강화에 집중해 수요 확대로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며 "재난지원금 지급이 어려운 사람을 '구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경제' 정책인 이유다"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일 2차 재난지원금은 구제가 아닌 경제 정책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제공

이어 이 지사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했는데, 이들 나라는 경제를 몰라서 '국민 모두가 가난해서' 현금을 지급했을까요. 소비활동이 위축되면서 경제가 급격히 얼어붙은 데 따른 경기부양 목적의 경제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한 것"이라며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현금 지급이 아니라 기한이 정해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확실하게 소비로 이어진다.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했을 때의 경제 효과는 1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기본방역과 경제방역 모두 속도가 생명이다. 국민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며 선별지급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라며 "우리 경제의 둑이 허물어지기 전에 차별 없는 성공적인 경제방역에 나서야 한다.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을 초래하며 평등원칙에 위반해 세금 많이 낸 상위소득자를 배제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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