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파' 김해영 "진영논리에 정치 양극화 심화"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이런 상황(광화문 집회 참가 확진자 다수 발생)을 방조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보수진영 책임론'을 또 주장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 소속 전·현직 의원, 지역위원장, 당원들이 전광훈 목사가 개최한 8·15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는 공당으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사랑제일교회 일부 신도들이 코로나19 검사에 비협조적인 상황이라며 "이번 확산은 사랑제일교회가 주요 진원지인데 이전 신천지교단이나 이태원발 확산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고 판단된다"라고 했다.
이어 "전 목사뿐 아니라 해당 교회 신도 8·15 광화문 집회 참가자 중 검사에 불응하거나 불법을 저지른 자는 어떤 관용도 없이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역당국과 사정당국에 "총력을 다해 감염 위험자를 찾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 코로나국난극복위원회도 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당원들에 자가격리와 신속한 검사가 이뤄지도록 당 차원의 비상한 조치를 취하고 집회에 참가한 당원 명단을 신속히 파악해 신속히 방역당국에 제출해달라"고 통합당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라며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국가적 비상상황 앞에 공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도부 인사들은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통합당은 전 목사 선동세력과 실질적으로 결별하는지 계속 손잡고 가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통합당이 집회를) 주최하지 않았다고 선을 긋지만, 선이 그어지는 게 아니다. 통합당 인사들 참여에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통합당이 주최한 것도 아닌데 뭘 사과하란 건가'라고 말했는데 아주 무책임한 언행"이라고 지적했고, 이형석 최고위원도 "통합당은 정강·정책을 뜯어고치며 개혁보수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지만 태극기 부대를 버릴 수 없는 본색을 여과없이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해영 최고위원은 최근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해 지도부에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그동안 당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부동산) 현안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보를 종종 보여온 부분이 누적돼 지금 당의 위기를 가져왔다"라고 진단하며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획일적 목소리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당에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며 차기 지도부에 "다양성이 살아있는 당내 문화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또 '정치의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원인을 사랑제일교회 등 특정 집단과 야당 탓으로 지목하며 공격하는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치가 국민 통합의 방향으로 나가게 이끌어야 한다. 현실은 이와 반대로 진영논리 바탕으로 정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진다"며 "집권여당 새 지도부는 우리가 절대 선이라는 관심에서 벗어나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물줄기를 받아안아 이뤄지는 바다와 같은 리더십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