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타고 767km 강행군…피해 상황 파악 및 주민 위로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집중 호우로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연달아 방문했다. 이재민을 위로하는 한편 직접 피해 상황을 파악하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하동군, 전남 구례군, 충남 천안을 차례로 들렀다. 하루 동안 3곳의 지자체를 방문한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비 피해를 엄중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집중호우 피해 지역 방문은 귀경 시간까지 포함하면 9시간 이상의 강행군이며 이동거리만 767km"라며 "영남, 호남, 충청을 하루에 다 가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피해 복구 작업에 방해가 될 소지가 있어 수행 인원을 최소화했고 사실상 의전도 생략했다. 강 대변인은 "의전도 수석, 장관급 이상은 이번에 제외했다"라며 "비서관급으로 최소 인원만 수행토록 하는 의전 파괴 일정"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 현장으로 향하는 KTX 안에서 정부 관계자를 향해 수해 복구 지역에서 힘을 보태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휴식시설 지원 등을 당부했다. 또 위험한 지역에서 산사태 차단 등 2차 피해를 막는 데 주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서 지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면서 "지역을 선정할 때, 시·군 단위로 여건이 안 돼도 읍·면·동 단위까지 세부적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재민이 모여 있는 임시주거시설 방역과 수인성 전염병에 대해서도 잘 대비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오후 1시18분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를 방문했다. 지난 7일부터 사흘간 화개면에 폭우가 쏟아져 이재민이 400세대가 발생했으며 336동의 건물이 침수됐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군인·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와서 보니 (정부의) 지원이 얼마나 속도 있게 되느냐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며 "속도 있게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2시14분. 문 대통령은 하동군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구례군 구례5일시장에 방문했다. 이곳은 20개의 마을에서 1318명의 이재민이 생겼으며, 1268억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문 대통령은 피해 주민과 일일이 만나며 위로를 건넸다. 간담회에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지원 금액도 좀 기준을 높이고, 그 밖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지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전날 요청하셨는데, 와서 보니 실제로 피해액을 계산하지 않고 눈으로만 봐도 특별재난지역 요건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하루빨리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후 5시께 천안 병천천 제방 복구 현장에 들렀다. 호우 피해 농가를 둘러본 뒤 진행된 '스탠딩 간담회'에서 "주민들께 위로와 격려도 되고, 신속한 복구 지원을 하는 데도 좀 독려하는 의미가 되지 않을까 해서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신속한 피해 복구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뒤 "코로나19 방역을 잘 해낸 것처럼 자연 재난도 우리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고, 용기 잃지 마시고 희망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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