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공급 증가하면 가격도 하락할 것"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원조 친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중장기적으로 주거안정과 합리적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 데 (전세보다) 월세 위주가 유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을 지원 사격한 것이다.
조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월세가 새로운 제도로 등장해도 정부가 제도적 준비만 잘하면 걱정할 일은 없으며, 오히려 그동안 전세 제도가 만들어온 집값의 거품을 빼는 호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 교수는 "저금리 시대에 전세가 사라지는 게 당연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도입된 주택임대사업자(주임사) 등록제는 억지로 전세제도를 연장시켰다"며 "임대인은 전세를 핑계로 합법적인 갭투자를 할 수 있었고, 정부는 투기자들에게 세제혜택을 줬으며, 전세 임차인은 전세대출을 받아 임대인의 갭투자를 도와준 셈이다. 그 결과 집값이 폭등했다"고 했다.
그는 "게다가 전세는 깡통전세, 경매 등 임차인에게는 도박만큼이나 위험하다"며 "시대가 변했으면 이렇게 부작용이 많은 전세가 더 좋다는 우리의 고정관념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전·월세 전환 논란은 최근 여당 주도로 통과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부터 시작됐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 법이 통과된 직후 "전세 소멸을 앞당길 것"이라고 비판하자 윤준병 의원이 "전세의 월세로의 전환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전세 소멸로 인한 피해는 결국 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당장 서민들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봐야한다. 월세가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없지만 월세 지출만큼 삶의 질이 줄어드는 저소득층에는 월세가 당연히 나쁘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 3법은 전세 물량을 없애거나 월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당장은 세입자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몇 년 뒤 전세 제도가 소멸되는 데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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