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31일쯤 일괄 공개 방침…결과 따라 여론 갈릴 듯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청와대 다주택자 참모들의 주택 매각 시한(31일)이 이틀 남았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강력한 다주택 처분 권고에 청와대 참모들이 동참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주택 매각 여부에 따라 청와대를 향한 여론과 국정 동력의 향배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일 노 실장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2주택 이상 보유하고 있는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고위직은 이달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재권고했다. 모범을 보여야 할 일부 청와대 고위 공직자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과 다른 모습을 보여 비판 여론이 거셌다.
청와대는 다주택 참모들의 주택 처분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다만 대상자들은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먼저 권유자인 노 실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와 충북 청주 아파트를 모두 팔았다. 무주택자가 된 것이다.
이 외에도 '강남권'에만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김조원 민정수석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본인 명의의 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 중 잠실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성남 분당구에 아파트 2채를 가진 이호승 경제수석도 처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석 대변인과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김광진 정무비서관 등 다주택 참모도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부동산은 매각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달 내 처분' 기준을 충족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등도 다주택자로 분류된다.
다주택자를 고려한 인사도 진행됐다. 지난 24일 인사로 교체된 박진규 전 신남방·신북방 비서관과 조성재 전 고용노동비서관은 2주택자로 분류됐었다. 윤성원 전 국토교통비서관도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세종시 아파트 가운데 세종시 아파트를 최근 매각했지만 교체됐다.
청와대는 오는 31일쯤 다주택자 참모들의 주택 처분 내용을 취합해 일괄 공개할 방침이다. 다주택 참모들이 이달 주택 처분에 나서면서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다주택을 보유한 것을 두고 국민의 반발이 거센 만큼 처분 결과에 따라 비판 수위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더불어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론'을 띄운 이후 세종시 집값도 출렁이면서 부동산 시장 혼란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반발하는 여론이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청와대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최근 9주 연속 지지율이 내림세를 보이는 문 대통령으로서도 여론 악화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최근 관심사인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처분 결과가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