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3파전 확정…'40대 시대교체론' 돌풍 일으킬까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친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재선·서울 은평갑)이 21일 "국민과 함께 가는 두려움 없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거대 여당 차기 당 대표 경쟁이 3파전으로 치러지면서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예상된다.
박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지막인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분 앞에 나선 이유는 두려움 없는 개혁, 중단 없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보기 위해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40대 재선 의원인 박 의원은 당 대표 출마 명분으로 '시대교체론'을 내세웠다.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코로나 이후 전환의 시대를 맞아 태세를 전환해야 한다"며 "시대를 교체하는 첫 번째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 신설과 지역위원회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등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그동안 사회가 민주적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했을 때 이를 왜곡하는 흐름과 시도들이 있었다"라며 "권력기관과 언론이 제자리를 찾아 민주적 과정을 통해 사회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내년 4월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목표로 하는 박 의원이 정치적 체급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출마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최고위원은 "열어놓고 고민한다는 생각을 한편으로는 하는데 지금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박 최고위원 출마선언 후 질의응답 전문.
- 언제부터 당 대표 출마를 고민 시작했나
▶사실 본격적으로 고민한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2주 전부터 고민했었다. 상당히 조용하게 고민하고 결정을 내린 뒤에 결정을 알려드리는 방식으로 하려고 했는데 예상밖으로 일요일에 기자분들이 전화를 많이해서 아이 보는 게 어려울 정도로 전화가 많이 와서 좀 더 고민의 속도를 냈던 건 사실이다.
- 갑자기 결정하게 된 계기나 사건이 있었나
▶사실 전당대회가 무난하게 안정적으로만 치러지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당을 둘러싸고 여러 어려움이 발생했고,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 비전,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이 나와서 전당대회 자체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당의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과 토론들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더 나아가 최고위원으로 일하면서 2년 동안 가졌던 고민들을 좀 더 발전시키고 실현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
- 어떤 점이 가장 고민됐나
▶어젯밤 늦게까지도 계속해서 고민하는 상황이었다. 저를 고민하게 만든 가장 큰 건, 이미 두 분의 훌륭한 분들이 출마 선언을 했고, 준비를 상당히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과연 제가 새로 도전장 내미는 게 당에 진정으로 도움되는 것인가, 진정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다. 어젯밤에 그런 판단이 서서 출마 선언을 하게 됐다.
- 선언문에 '국민과 교감하지 못하고 현장에 없었다'고 언급했는데 이를 느낀 사례가 있나
▶최근 여러가지 정책들에 관련해서 제대로 국민들의 감정선을 읽지 못했다,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지 않았나.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예를 드는 게 필요할지 모르겠다.
- 부동산 문제나 박원순 사태 등에 대한 당 입장을 제대로 내지 못했던 것들이 고민 지점이라고 보면 될까
▶선언문에 '새로운 가치가 강조될 필요가 있다'는 부분이 있다. 그 중 젠더 관련 논의도 있었다. 물론 제가 젠더감수성이 뛰어나다고 말한 건 아니다. 저를 포함해 우리 당이 젠더감수성에 민감하고 환경적 이슈라든지 그동안 계속 말은 돼왔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사회적 안전 문제 등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런 가치들도 새로운 시대에 주류적 가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도 안전 관련해 거론은 됐지만, 못보여줬던 게 사실이다. 그런 것들을 더 적극 챙길 필요 있다.
- 전당대회는 당내 선거라 조직이 중요할텐데 후발주자로서 어떻게 극복할 건가
▶제가 특별한 조직이 없다. 최고위원 뛸 때도 거의 조직없이 뛰었고, 지금도 비슷한 상황일 것 같다. 제가 농담 삼아 '캠프가 아니라 텐트 꾸려야겠다'고 말할 정도로 작은 규모로 움직여야 할 텐데 좀더 활기차게 뛰고, 소통하는 모습과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는 것으로 당원과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
- 이낙연 의원은 국난극복, 김부겸 전 의원은 선거 이끄는 성공적인 리더십을 내세우는데 후보는 어떤 부분을 키워드로 보나
▶지금은 '전환의 시대'다. 전환의 시대에 새롭게 전환된 사회 모습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군가는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이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을 누가 할 수 있을 것인가. 저는 긴 호흡을 가지고 대화와 설득을 통해서 청사진을 그려내는 작업은 정당이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이 그런 식으로 자세와 태세가 좀 전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 속으로 다가가고 국민과 얘기 나누면서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이고, 그렇게 찾은 답을 어떻게 실천할지 국민과 소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저는 당의 어떤 구조 변화와 태도변화, 가치적 변화 등이 제 핵심적 고민이라고 말하고 싶다.
- 재보궐 선거 공천 여부는?
▶제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산시장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부산에 후보를 내는 게 적절치 않을 수 있다고 표현했던 것을 기억할 거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장도 역시 보궐선거 치르게 됐다. 저는 그 당시 말했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 말을 '손바닥 뒤집듯이 또 말 뒤집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많은 국민이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 이 상황에서 당헌당규를 지키는 게 책임지는 모습이냐, 아니면 공당으로서 1500만 유권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선택을 받아, 그런 책임지는 게 공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다른 상황이란 게 선거 규모 커졌다는 의미인가
▶그렇지 않다. 서울시가 가진 의미나 보궐 선거가 갖고 있는 전체적 의미를 말하는 거다. 그래서 이 부분은 차기 지도부가 당헌과 국민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 생각한다. 미리 '안 된다'고 선 긋기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됐다.
-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데, 이 입장은 본인 행보와도 연관 있다고 봐야 할까.
▶제가 여러 말씀 드리는 것 자체가 오해를 살 수 있겠는데 출마선언문 자체에 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제 전망과 목표를 내려놓는다'는 말씀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제가 드리는 말씀이 '쟤 서울시장 출마할 거니까 후보 낼 수 있다고 얘기한다'고 받아들여주시진 않았으면 좋겠다.
- 지금 당 젠더 이슈 문제점을 짚었는데 지도부에 얘기하는 역할 못한 점 인정하나
▶최고위 회의 내부에서 어떤 얘기했는지를 여기에서 공개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모습에 대해 사과하거나 반성할 부분 있으면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 당 대표와 최고위원 간 불협화음이나 지적사항 있었는데, 당 대표 출마하면서 어떻게 바꿀 것인지, 문제 의식은?
▶출마하면 지켜야 할 룰이 이미 만들어진 상태다. 그래서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다시 고민할 수 있겠지만, 일단 룰에 맞춰 선거를 치러야 하는 선수라 그 말씀 지금 드리기보다 출마 후 경선 후에 결과를 보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 당은 당 대표 중심으로 한 지도체제 구축하는 식으로 당이 변화해왔다. 그 부분은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행 구조 자체가 현재까지 생각하기에 큰 문제는 없지 않나 생각한다.
- 현실정치 참여한 지 4년 정도라 급한 행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실제 제 나이가 3년 후에 50이 되는데, 그런데도 당 내에선 어린 편이다. 그래서 어린데 빠른 거 아니냐는 말하는 분도 있다. 그러나 4년이라는 정치경력을 통해 배운 게 있었고, 제가 가진 사회적 나이와 경험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민의 깊이가 판단의 기준이 되야지 단순히 시간의 길이가 고민의 기준이 될 순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부분도 당원이 판단해줄 부분이다. 저는 그래서 그 부분을 끝까지 고민 요소로 넣었지만 최종적으로 출마해서 제가 가진 생각들을 나눌 필요가 있다. 이를 갖고 설득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에 출마하게 됐다.
- 소신 발언을 하지 않고 당 지도부와 비슷한 목소리만 냈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도부 내부의 비공개 회의에서 했던 말들까지 공개할 수 없다. 비공개 회의에서 제가 항상 다 '예스'만 했을까라는 것도 아닐 거라고 생각하실 거라고 본다. 다만 지도부로서 토의 끝에 결정된 부분에 대해선 제 나름대로 최선 다해 지키려 했었다는 정도로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
- 다른 후보들은 '정권 재창출' 언급 있었다. 이에 대해선?
▶저도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에 매진하겠다'고 출마선언문에 써놓았고 그건 당연한 거다. 그런데 최근 전당대회가 너무 대선에 대한 관리와 그 적임자만 논의하는 게 제가 보기엔 전당대회가 부족해보이는 요소 중 하나라 생각했다. 그래서 출마선언문에 당이 지금 이 시기 해야 할 역할, 전환기의 시대라고, 위기의 시대라고 이야기하는 순간에 당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말씀드리고 싶었고 강조했다.
-이재정 의원과 러닝메이트 계획은?
▶이 의원과 워낙 친해 여러 얘기를 하지만, 러닝메이트처럼 움직이거나 운동할 계획은 전혀 없다. 러닝메이트를 저와 하면 이 의원이 유리할까요?
- 지향하는 당정청 관계 구도는?
▶최고위 출마할 때도 여러 차례 발언한 바 있다. 당과 청, 정부관계는 굉장히 긴밀해야 한다. 정책을 만들 때, 특히 사회 변화를 크게 일으키는 정책을 만들 때는 그 정책이 굉장히 세밀해야 하고, 또 여러 의견이 반영된 구체성을 띄고 있어야 한다. 그걸 하기 위해 여론을 수렴해주거나 세밀함을 더하는 역할은 당이 할 수 있다. 그리고 청와대와 정부가 결정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당이 같이 동의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국민적 동의를 얻어 힘을 얻고 실천되기 위해선 당이 사회를, 국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역할이 아주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주 매끄러운 관계를 문재인 정부 마지막까지 지속되게 만드는 게 이번 당 대표의 사명 중 하나라 생각한다.
- 출마선언문에서 '언론개혁'도 말했는데 어떤 방안이 있나
▶조심스럽게 썼다. '언론을 개혁하겠다'는 게 아니라 '언론 관련 제도 개선'이라고 말했다. 기자들과 이야기 잘 나누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언론에 대한 지원도 필요한 거다. 최근 포털 중심으로 뉴스가 소비된다든지, 다른 플랫폼을 통해 뉴스 소비가 많아지면서 언론사가 자기 중심을 갖기 어려운 경우 많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제대로 신경쓰지 않으면서 무조건 언론이 잘못됐다고 얘기하긴 어려운 부분 있다. 물론 언론이 조회수 높이기 위해서든 어떤 목적에서든 잘못된 정보를 담고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래서 저는 언론을 진흥하고, 그 바탕 위에서 언론의 정확한 보도가 이뤄질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 이낙연 의원은 호남, 김부겸 전 의원은 영남 기반하고 있는데 두 후보와 차별점은 뭐가 있을까
▶저는 무안 박씨라서 뿌리가 무안에 있고요(웃음). 본적은 경기도이고, 외삼촌 중 한 분은 부산에서, 삼촌 중 한분은 대전에서 사시고, 저는 서울에서 살고 있다(웃음). 지금 지역 구도를 얘기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역적 기반을 자신의 기반이라 애기하는 건 지금까지 발전하고 변화해왔던 한국정치를 과거로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치와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그런 관점으로 소비되는 건 맞지 않고 제가 적극 나서 막아보려고 한다.
- 20대 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가장 어린 후보인데 관련해 어떻게 지지율 반등시킬지
▶글쎄요. 제가 47살이라 가장 어리다고 평가받는 건 곤란한데요(웃음).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청년에게 특히 투자할 수 있는 사회여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청년에 대한 투자는 미래를 밝히는 것이고, 밝히는 미래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는 사실 그런 내용으로 청년들을 만나고 설득하고 싶다. 이 과정도 쉽진 않을 거다. 하여튼 그런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도 당의 역할이고 과제다.
- '사회적 연석회의'를 통해 새로운 구조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
▶새로운 산업이 등장해 기존 산업 종사했던 분들과 새로운 산업을 키우려는 분들 간 항상 갈등이 있어 왔다. 그럴 때 사회적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 갈등하는 두 주체만 붙여놓으면 해결책이 잘 안 나온다. 이런 부분은 사회적 대화 통해 사회적으로 풀 수 있는 틀 만들 수 있다면 해결책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사회적 대화 기구를 적극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미다. 충분히 176석이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너희하고 대화 해봤자 무슨 소용이야'라고 하진 않을 거다. 여러 이해관계인들, 문제 같이 풀 수 있는 사람들 모야서 지혜 모으는 작업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렇게 해서 해결책을 만들고 해결하는 건 민주사회에서 굉장히 적합하고 부합하는 해결 방법이라 생각한다.
- 미완의 검찰개혁 과제는 어떻게 완수할 계획인가
▶사실 꼭 검찰개혁만이 아니라 법원 관련해서도 개혁이 필요하고, 수사권 조정을 위해 여러 기구가 관련된 법안들을 고치고 바꿔야 한다. 짧게 한 두 가지 고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법제도 전반을 개선할 수도 있는 거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국가적 법률 구조 시스템이 굉장히 낙후됐고,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국가로부터 법률 구조 서비스 도움을 전혀 못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까지 포함해 과제가 많다. 이런 것들을 차분하게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더 이상 뭔가 '개혁하겠다'는 이런 기치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 실질적 변화를 위해, 이런 것들을 차분하게 논의할 당 내 구조도 만들 필요가 있다. 20대 국회 때 이해찬 대표 밑에서 제가 검개특위, 사개특위를 했었는데 사실 현안 대응적 성격이 강했다. 그런 게 아니라 정책적 측면에서의 제도 개선을 목표로 하는 특별한 단위를 만들 필요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 꾸준하게 제도 개선을 추구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젊고 재선인데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오늘도 의원실 식구들과 아침에 모여 그런 얘기를 했다. '일단 향후에 대한 고민은 접자. 일단 당 대표 출마하고, 복잡하게 생각말고 열심히 하자'고 했다. 그만큼 지금은 정치가 필요한 시기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럴 때 정치가 그 호소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금 정치의 모습이 잘 안 보인다. 그래서 이번 전당대회와 전당대회 이후 정치가 아픈 사람에게 도움되는, 기댈 수 있도록 자리매김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 생각한다.
- 출마 선언을 당 지도부 중에 권유한 사람이 있었나
▶당 지도부 중에 권유한 사람은 정말 없다(웃음). 오늘에야 최고위원들에게 전화했다. 소문들은 듣고 계시더라. 당 지도부로부터 상의하거나 권유 받거나 그런 건 전혀 없었다.
- 이낙연 의원은 '7개월 짜리 대표' 비판 있어 왔는데 그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이 시기에 정당이 해야 할 역할이 분명이 있다. 그 역할을 하기 위해선 좀 더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긴 하다. 이 정도로만 말하겠다.
- 출마한다고 하니 이해찬 대표는 뭐라고 하셨나
▶오늘 이 대표께 전화드리니 "소문이 돌던데 드디어 결심했네. 도전하는 건 좋은 것이지"라고 얘기하셨다(웃음).
- 웃으셨나
▶평상시보단 친근하게 전화 받아주시더라.
- 이낙연 등 당 대표 후보들께는 뭐라고 하셨나
▶이낙연 의원은 "이미 소문은 듣고 있었다. 어려운 결단인데 결단하게 됐고 잘해보자"고 했고, 김부겸 후보도 "잘해봅시다"라고 얘기해주셨다.
- 출마선언문에 경제 관련 내용은 많이 없는데 어떻게 펼쳐나갈지
▶경제 관련해선 정부가 얘기하는 부분과 많이 다를 것 같지 않아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이후 구체적 입장을 밝히겠다.
- 서울시장 출마는 안 하는 걸로 봐야 할까
▶글쎄요. 저는 그것도 사실 열어놓고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편으로는 하는데 지금 제가 그걸 전혀 염두에 두거나 하진 않다.
-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은?
▶필요하다고 본다.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과제는 아니라는 게 제 생각이다.
- 민주당에서 발의가 나오면 공동 발의할 계획 있나.
▶네, 공동발의할 마음 있다.
- 야당과의 협조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야당도 목표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관점에선 동일한 목표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같이 경쟁하자고 얘기하고 싶다. 저번 최고위원 때도 말했듯 정치는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격투기일 수도 있지만 국민이 바라보고 채점하는 영역이 있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채점 결과로 승패가 갈리면 되지 않겠나. 그런 식으로 야당에게 얘기하고, 설득도 하고, 그렇게 해보려 한다. 오히려 제가 야당에 많은 의원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 생각한다. 과거의 관계가 없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하는 부분이라 볼 수 있지 않겠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는 다른 의미에서의 강점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 다른 후보들과 달리 지방 균형 발전이나 공공기관 이전 내용이 없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 당연히 저도 동의하는 바다. 수도권에 인구 절반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무이한 나라다. 그 부분을 개선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건 당연하고, 김태년 원내대표가 말했던 국회 세종시 이전도 동의한다. 더 나아가 저는 전국에 10군데 있는 거점 대학을 집중 육성해 그것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엮는 방법, 그래서 10개 거점 대학의 어디를 다니더라도 같은 졸업장을 받고,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이전된 공공기관에 대한 배려까지 더해지면 지방에도 인프라가 구성되면서 인구가 실효적으로 분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출마 고려 시점과 결정 시점 다시 한 번 말씀 부탁
▶아까 말씀 드렸는데 출마를 고민하게 된 건 2주 정도부터고, 결정은 어젯밤 늦게 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전혀 못 씻었다. 출마선언문을 써야 하잖아요. 그래서 거의 밤을 샜고, 굉장히 짧지만 긴 제 흡연량을 거의 3배로 늘리는 시간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제 도전이 굉장히 뜬금없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가볍게 고민하진 않았다. 여러 가지 고민했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의문들도 갖고 있고, 답답한 부분을 저 자신도 갖고 있지만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해서 결심하게 됐다라는 말씀을 마지막에 드리겠다.
다음은 박 최고위원 당 대표 출마선언문 전문.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박주민입니다.
지난 2년, 많은 분들의 지지와 성원으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 활동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당원과 국민 곁에 좀 더 가까이 있을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부족함도 많았습니다. 왜 더 소통하고 공감하지 못했을까 스스로에게 아쉬움도 남습니다.
선거 이후엔 176석이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께 감사드리면서도, 과연 176석을 주신 국민들의 뜻은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이런 아쉬움, 후회, 반성을 딛고 다시 여러분 앞에 나선 이유는 두려움 없는 개혁, 중단 없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보기 위해서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 이후 전환의 시대를 맞아 태세를 전환해야 합니다. 시대를 교체하는 첫 번째 정당을 만들겠습니다.
지금은 위기의 시대이자 전환의 시대입니다.발맞춰 전환하지 못하면 위기 극복도 없습니다. 전환의 키워드는 바로 포용과 혁신입니다. 그런데 전환된 사회의 모습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도 없고, 포용성과 혁신성을 높이는 전환의 과정은 많은 변화를 수반하게 될 것이기에 현장에서, 이해관계를 갖는 많은 사람들 사이의 폭 넓은 대화를 통한 정답 찾아야할 피룡가 있다.
또한 이렇게 찾은 정답조차도 대화와 설득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단단히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대화와 설득은 국민과 함께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사회변화과정입니다. 긴 호흡으로 갈 수밖에 없는 전환의 대화, 설득은 정당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일을 하라고 국민도 176석을 만들어 준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현재 당의 모습은 현장에 있지 않고, 국민과 과감하게 교감하지 못하며, 국민을 믿고 과감하게 행동으로 나서지도 못하는 모습인 것 같다. 오히려 국민을 걱정만 하는 구경꾼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듭니다.
야당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176석의 힘으로 사회적 대화의 장을 열고 거기서 얻은 해결책과 힘으로 야당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장으로 가겠습니다. 발로 뛰겠습니다. 사회적 대화의 장을 적극 열겠습니다. 국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당을 혁신하겠습니다.
아까 말씀 드린 역할을 당이 하기 위해서는 당의 혁신도 지속되어야 합니다.
저는 당의 혁신은 구조적인 부분과 가치의 부분 두 방향에서 모두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조적 부분으로는, 우선 사회적 대화에 적합한 구조를 만들어야 할 필요 있어. 기존의 정책위의 역할을 대폭 강화하고,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라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만들겠습니다.
사회적 대화를 위해 만들어진 구조는 이미 발생한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사회변화에 꼭 필요한 이슈들을 발굴하여 선제적으로 대화의 장을 열 수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대화를 통해 만들어진 답은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당과 정부의 대화도 긴밀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 구조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충분히 당에 전달하고, 그 의사가 실제로 정책에 반영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당의 실천력과 현장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위원회를 강화하겠습니다. 모든 지역위원회가 교육의 기능, 정책 생산의 기능, 그리고 지역민과의 소통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당이 시대적 변화를 폭넓고 뿌리 깊게 챙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중앙당 차원에서, 각 시도당 차원에서 지역위원회를 지원할 수 있는 구조와 콘텐츠를 만들겠습니다.
다음은 가치적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강조되어왔던 가치 외에 환경적 가치, 젠더의 가치, 노동의 가치, 안전의 가치, 연대의 가치, 공정의 가치를 주류적 가치의 수준으로까지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앞선 가치들이 서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가치가 가치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체를 가지도록 입법과 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당은 청년, 노동, 여성, 환경, 안전 등이 우리 사회에서 무시되지 않고 제대로 시민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존의 가치들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재구성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평화의 가치는, 남북관계를 넘어서 새로운 미·중 갈등 관계 등이 고려되고, 일본, 한반도, 중국을 둘러싼 불안과 갈등도 함께 고민되는 방향으로 넓게 재구성되어야 하며, 보다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해법들이 강구되어야 합니다. 변화된 상황에 조응하는 끊임없는 호흡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두려움 없는 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
새로운 시대, 전환 등을 이야기하면서도 잊지 않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그동안 사회가 민주적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을 시도했을 때 이를 왜곡하는 흐름과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권력기관, 일부 언론 등이 대표적입니다. 권력기관과 언론이 제자리를 찾아 민주적 과정을 통해 사회가 문제해결을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일하는 국회를 향한 국회 개혁뿐만 아니라, 검찰개혁, 경찰개혁, 정보기관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 언론 관련 제도 개선 등을 힘 있고, 두려움 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입니다.많은 국민이 바라고 있는 만큼 국민을 믿고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존경하는 두 분 선배님들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너무나 훌륭한 분들입니다. 존경하는 두 분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조차 영광이라고 생각됩니다. 한편으로는 두 분에 비하여 한없이 작고 가벼운 존재인 저 자신이 두 분과 경쟁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그러나 개인적 전망, 목표를 내려놓고 당의 미래를 위해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회적인 기준과는 달리 당내에서는 여전히 어리다고 평가를 받는 저의 도전이 당원 여러분 그리고 국민과 함께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출사표를 던집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가 되어 전환시대의 새로운 대한민국! 전환시대의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도전에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뛰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unon8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