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보다 더 나쁜 국정농단"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입장문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을 '국정농단'으로 규정하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원 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정농단의 재연"이라며 "최순실 국정농단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최순실이 봐줬다는 보도로 시작됐는데, 추 장관의 입장문을 범죄 피의자인 최강욱과 공유했다면 더 나쁜 국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며 "최강욱에게 새어나간 거냐, 아니면 최강욱이 써준 거냐"라고 적었다.
그는 "추 장관이 요구하는 것과 문재인 대통령이 묵인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이거라면 이건 검찰 장악을 넘어 검찰 사유화, 바로 국정농단"이라며 "법무부장관이 권력 끄나풀들과 작당하고 그 작당대로 검찰총장에게 지시할 때마다 검찰이 순종해야 한다면 그게 나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최순실은 숨어서라도 했지만 이들은 드러내놓고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며 "국정농단의 거대한 범죄를 라이브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국정농단도 대통령이 사실을 부인하고 은폐하려다 탄핵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문 대통령은 깨달아야 한다"며 "대통령은 국정농단·헌법유린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 문 대통령의 빠른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추 장관은 전날 오후 7시52분께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기자들에게 보냈다.
문제는 최 대표가 오후 9시 55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무부 알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발생했다. 이 글에서 최 대표는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하는 것임.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다른 대안을 꺼내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님. 검사장을 포함한 현재의 수사팀을 불신임할 이유가 없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출입 기자들에게 이러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 적이 없었다.
이후 법무부가 공개하지도 않은 추 장관의 입장이 담긴 내부 문건이 사전에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페이스북에 "귀가하는 과정에서 SNS를 살피다 언뜻 올라온 다른 분의 글을 복사해 잠깐 옮겨적었을 뿐"이라며 "법무부 가안이 존재한다는 점은 기사에서 처음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일 오후 내내 충남에서 강의를 하고 세종특별시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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