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文대통령, 박지원 전 의원 국정원장 '파격' 내정 배경은?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제35대 국가정보원장에 정치 9단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공명선거실천협약식 당시. /더팩트 DB

靑 "박지원, 정보력·상황판단 탁월"…朴 "충성을 다하겠다"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박지원(78) 전 민생당 의원을 제35대 국가정보원장에 파격적으로 내정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차기 국정원장으로 박 전 의원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박 전 의원을 국정원장으로 내정한 이유로 "메시지가 간결 명쾌하면서 정보력, 상황판단이 탁월할 뿐 아니라 제18, 19, 20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해 국정원 업무에 정통하다"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국정원장에 내정된 박 전 의원은 4선 국회의원 정치인으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6.15 남북정상회담 개최 과정에 관여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을 맞았을 당시 전직 통일부 장관과 함께 박 전 의원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박 전 의원이 그만큼 남북 관계 등에 정통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박 내정자를 통해 경색된 남북 관계 회복과 함께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청와대는 "박 내정자가 오랜 의정활동에서 축적된 다양한 경험과 뛰어난 정치력 소통력을 바탕으로 국정원이 국가안전보장이란 본연 업무 충실히 수행토록 하는 한편, 국정원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는 본인의 SNS에 앞으로 제 입에서는 정치라는 政자도 올리지도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남용희 기자

문 대통령이 박 전 의원을 내정하면서 두 사람의 과거 인연도 눈길을 끈다.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선출을 놓고 문 대통령과 박 전 의원은 경쟁하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이 당 대표로 당선했고, 이후 박 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국민의당 소속이었던 박 전 의원은 아침마다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비판해 '문모닝'이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이런 박 전 의원을 문 대통령이 정보기관 국정원장에 중용했다는 점을 주목할 부분이다.

박 전 의원도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이후 본인의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감사합니다.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됐다는 통보를 청와대로부터 받았다"면서 "'역사와 대한민국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님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 하겠다. 앞으로 제 입에서는 정치라는 政자도 올리지도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SNS 활동과 전화 소통도 중단한다. 후보자로 임명해 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께 감사드리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이 하염없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의 이력이다.

△전남 진도 출생△목포 문태고등학교 △단국대 상학과 △신민당 민주당 통일국제위원회 부위원장 △14대 국회의원(전국구/민주당) △민주당 김대중 대표 특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 대변인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비서관 △제2대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비서실 실장 △18대 국회의원(전남 목포/무소속) △민주당 원내대표 △19대 국회의원(전남 목포/민주통합당)△민주통합당 원내대표 △20대 국회의원(전남 목포/국민의당) △국민의당 원내대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당 당대표.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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