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공수처 후속법안 등 조속한 처리 촉구"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35조3000억 원 규모의 올해 세 번째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해 "국민이 당면한 어려움을 하루 빨리 덜어드리고 경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원안대로 심의·의결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번 추경 시정연설은 21대 국회에서는 처음이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 및 기금운용계획변경안 제출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에서 국내 내수 위축과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3차 추경안이 편성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는 수도권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지속되고 충청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서비스업이 위축되고 소비가 감소하면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으며, 그 위기가 제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또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 또한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4월, 5월 수출이 두 달간 연속해서 20% 이상 감소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제위축이 생산에 파급되면서 고용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임시직, 일용직 등 취약한 일자리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새로운 경제·사회 변화를 촉발하면서 기존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보호망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그간 피해 극복과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단계별로 신속하게 대응해 총 277조 원 규모의 대책을 마련하는 등 총력 지원하고 있다. 이런 대책들이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재정이 적기에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코로나19 이후의 경제‧사회 구조변화에 대한 미래준비도 지금부터 당장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우리 경제를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고용안전망 강화의 토대 위에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두 개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을 미래 국가 발전전략으로 추진하겠다"며 "이를 통해 전례 없는 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사회구조 변화를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기회의 장으로 살리겠다"고 했다.
정 총리는 추경 재원에 대해선 "지출구조조정 10조1000억 원, 기금 여유재원 활용 1조4000억 원, 국채발행 23조8000억 원으로 마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각의 재정건전성 우려 목소리에 대해 "지금과 같은 비상 경제시국에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주요 국가들처럼) 우리 또한 충분한 재정을 적기에 투입해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위기 극복-성장 견인-재정 회복'의 선순환을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집행계획을 철저히 마련해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즉시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재정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사용해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 총리는 또 "21대 국회에서 주요 법안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면서 질병관리본부의 청(廳) 승격을 위한 정부조직법, 공수처 7월 출범을 위한 국회법, 인사청문회법 등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의원발의 규제법안에 대한 사전규제심사 등 엄격한 규제 관리제도가 반드시 도입될 수 있도록 뜻을 모아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악화 대응을 위한 3차 추경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한 만큼 이번 6월 임시국회 회기(7월 3일) 내 반드시 추경안을 처리한 뒤 7월 중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35조 막대한 추경을 야당에게는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심사할 기회도 없이 통째로 통과시키라고 압박하고 있다"면서 반발하고 있어 추후 여야 추경 심사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