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북 전단 살포, 타인 자유 보장하는 헌법정신 어긋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당 최고위에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는 헌법정신이라며 살포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이 대표. /남윤호 기자

25일 탈북민단체 대북전단 살포 예고에 김태년 "공권력 동원할 것"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대량 살포 예고와 관련해 "그 어떤 자유도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며 보장될 순 없는 게 헌법정신"이라며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탈북민 단체가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하고 있고, 북한도 이에 맞서 대남 전단을 뿌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오는 25일경 대북전단 100만장을 살포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21세기 스마트시대, 남북화해협력 추진 시대에 70년대나 있었던 삐라(전단)를 서로 살포하겠다고 위협하는 건 전혀 시대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아무에게도 도움 안 되는 무익하고 위험한 일"이라며 "북측이 무력행사를 불사하겠다는 시점에서 대북 전단 살포는 접경지역 주민과 국군장병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공권력을 동원한 대북 전단 살포 대응과 국회 차원의 입법을 약속했다. 이 대표는 "정부와 경찰은 엄중한 각오로 모든 수단 동원해 우리 국민과 국군장병의 안전 지켜야 한다"며 "국회 역시 이런 일이 근본적으로 방지될 수 있도록 입법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탈북민 단체 위법 행위에 공권력 동원해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처해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북한을 향해선 "북한도 비이성적 도발 행위를 중단하고 판문점 선언을 준수할 것을 요구한다"며 "지금은 남북이 서로를 자극해서 긴장을 조성하기 보다 냉각기를 갖고 대화와 협력을 모색하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분노의 격류, 전체 인민의 대적 보복 열기' 제목으로 "중앙의 각급 출판인쇄기관들에서 1200만장의 각종 삐라(대남전단)를 인쇄했다"며 "22일 현재 3,000여개의 각이한 풍선을 비롯해 남조선 깊은 종심까지 살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살포기재·수단이 준비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역대 최대 규모의 대적 삐라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가 끝나가고 있다"며 "응징 보복의 시각은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군은 북한의 민간단체들을 활용해 6·25전쟁 70주년 행사가 예정된 25일 전에 대규모 삐라를 살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20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남 전단 제작과 살포 등을 알렸다. 당시 보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얼굴이 인새된 종이에 수북하게 쌓인 담배꽁초 사진과 함께 "죄는 지은 데로 가기 마련이다. 여직껏 해놓은 짓이 있으니 응당 되돌려 받아야 하며 한번 당해보아야 얼마나 기분이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통일부는 "대남 비방 전단 살포 계획을 밝힌 것은 매우 유감이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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