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위한 것…김여정 위상 강화"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영국 BBC 등 주요 외신들은 16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긴급 보도하면서 그 배경에 북미대화를 위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외신들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중있게 다뤘다.
북한은 전날(16일) 오후 2시 49분 남북대화의 상징이었던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하면서 한반도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한동안 평화 무드를 조성했던 북한의 이번 행동에 주요 외신들도 비중있게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은 왜 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폭파가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 때문에 발생했다"면서 "다만, 한국 정부에서 추진했던 것이 아닌 만큼 북한의 의도는 미국에 압력을 넣으려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원하는 것처럼 이번 한반도의 긴장 고조가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북한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지만, 변화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번 폭파가 "김정은 위원장의 대남 적대감을 표출하는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이번 행위는 트럼프 정부를 압박해 고강도 대북제재를 완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았다.
신문은 타임즈는 레이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를 인용해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배신감을 느꼈고 제재 완화가 필요해 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킨 것"이라면서도 다만, "북한이 미국의 미사일 발사를 즉각 실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일부 외신들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전면에 등장한 것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영국 BBC방송은 해외 전문가들을 통해 이번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의도와 함께 김여정 제1부부장을 분석했다.
안킷 판다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의도는 불확실하지만, 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압박해 4월 총선에서 승리한 힘을 바탕으로 경제협력을 추진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 제1부부장 위상을 높이기 위해 쓰였을 수도 있다"며 "김 제1부부장이 전면으로 등장해 발언했던 것들이 전부 실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밴 잭슨 빅토리아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김 제1부부장에 대해서 "이번 국면에서 정면에 등장해 위상을 쌓았다"면서 "엘리트층과 군인들에게 힘과 경쟁력을 보여줄 좋은 기회였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 관영 매체에 따르면 이것은 김 제1부부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계산된 전략"이라며 "정권에서 냉철한 지도자 역할을 맡음으로써 자격을 얻었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연락사무소 폭파 하루만인 17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