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11월 사임설' 탄력 붙나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조지 플로이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미국 전역에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외벽에 걸렸던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문구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이 이틀 만에 철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주한 미대사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현수막을 못마땅하게 여겨 이날 철거됐다고 밝혔다. 대신 6·25 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70주년, 잊지 않습니다' 한글 현수막으로 교체됐다.
주한미대사관 대변인 윌리엄 콜먼은 현수막 철거 이후 현수막 게시 이유에 대해 "인종주의를 우려하는 미국인들과 연대의 메시지를 나누려던 것이었다. 대사의 의도는 특정 기관을 지지하거나 기부를 권하려던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면서 철거한 배경으로는 "미국 납세자의 세금이 그런 기관에 이익이 되도록 사용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것이(철거로) 현수막 게시로 표현된 원칙과 이상을 축소하게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주한미군 대사관은 지난 13일 해당 현수막을 걸었고 트위터에 현수막 사진을 올렸다. 해리스 대사도 해당 트윗을 리트윗하며 "미국은 자유롭고 다양성이 보장되는 국가"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리스 대사 사임설이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국제관계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현수막을 게시한 해리스 대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대사 거취와 관련해 최근에도 '11월 대선 후 사임설'이 나와 더 주목된다. 해리스 대사는 현재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등 미국 입장을 강하게 대변해온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