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포기 카드 내걸면 與 당 · 대권 구도 흔들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영남권 차기 대선주자인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당대표에 출마하는 대신 '차기 대권 도전 포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 경우 당권 구도와 차기 대선구도가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8월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 중인 우원식 의원과 회동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대권엔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원이 대권주자들의 출마로 당대표 선거가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 데 대해 답하면서 나왔다고 한다. 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도전·대선불출마 발언)은 본인 거취니까 본인이 얘기하는 게 낫다"며 말을 아꼈다.
김 전 의원 핵심 측근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와 관련해 "저희들도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해당 기사를 보고 '확실히 김부겸답다'라고 느꼈다. 김 전 의원의 정치 철학과 성정을 보면 댕대표에 출마하면 그에 매진하는 게 맞지, 7개월만 하고 관두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이렇게 되면 (출마 공식화가)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다. 더 늦출 이유는 없다"라고 했다.
당권·대권 출마를 두고 고심해온 김 전 의원은 대권 포기 카드로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의원은 10일 오후에는 홍영표 의원도 만날 예정이다. 친문 핵심 홍 의원은 대권주자는 당대표 불출마를 해야 한다며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김 전 의원 등을 견제해왔다.
이 같은 흐름은 당대표 출마 결심을 굳힌 이 위원장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이 우 의원, 홍 의원 등과 연대할 경우 당권 구도의 무게추가 지금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정세균-김부겸 연대론'까지 부상하고 있어 김 전 의원이 당권을, 정 총리가 대권을 도전하고 이번 전대에 김 전 의원 총력 지원에 나선다는 분석이다. 8월 전당대회는 물론 대선 경선 구도도 흔들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