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설 여전…로드맨 "넷플릭스 '라스트 댄스' 보고 있을 것"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 인비료공장에 등장해 '사망설' '중태설'을 일축했지만, 다시 모습을 감추면서 다양한 소문과 함께, 김 위원장이 한반도 정세에 있어 새로운 구상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현재 김 위원장은 2주째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에선 김재룡 내각총리가 민생현장을 방문하는 모습만 보도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김 총리는 지난 5일 함북 김책제철연합기업소와 10일 평남귀성제염소 황남 물길 공사현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최근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묻는 질문에 한미 정보당국은 특이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은 지난 6일 국회정보위 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심장 관련된 건강 이상은 없다"고 밝혔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에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북한은 ‘은둔의 왕국’으로 정보에 솔직하지 않지만, 잘 있다는 사진을 공개했고 우리도 그렇게 추정한다"고 답했다.
반면,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김 위원장 등장 이후 오른쪽 손목에 어두운 점이 심혈관계 시술과 연관된 것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김 위원장이 휴식기간을 갖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지난 1일 등장했을 당시 거동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한반도 정세에 있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보다 우세하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은 지난 8일과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구두 친서와 축하 전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향후 북미, 남북관계를 넘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긴 구상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다시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기에는 지난 1일 나타난 모습이 건강해 보였다"면서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나 한반도 전략적 상황을 고려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도 통화에서 "한반도 정세에 있어 다음 국면을 리드해 나가기 위한 숨 고르기"라며 "중국·러시아 등에 지지를 받고, 다음 행보를 준비해나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최근 잠적도 선도발 후대화 카드를 위해 동해안으로 이동 했다 '코로나19' 등 상황으로 일보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흥미로운 예상도 나왔다. 김 위원장과 만났던 전직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맨은 "건강해서 다행이다"며 "김 위원장이 '라스트 댄스'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드맨이 언급한 '라스트 댄스'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의 1990년대 활약상을 담은 내용이다.
김 위원장은 '농구광'이자 유년 시절 NBA 시카고 불스 팀의 팬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도 "축구보다 농구 먼저 하자"고 제안하면서 농구 사랑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