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극찬 외신들, 이태원클럽 사태에 "동성애 혐오" 비판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을 앞다퉈 칭찬했던 주요 외신들이 이번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 우려와 관련해서는 성소주자 차별과 사생활 침해를 부각해 보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은 용인 66번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이태원의 킹클럽. /배정한 기자

"韓 성소수자 차별, 코로나 역풍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날 것"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미국 CNN방송 등 외신들이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제2차 대량 확산과 관련해 사회의 '동성애 혐오'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등을 극찬했던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확산이 성소수자와 관련된 클럽에서 촉발된 것이라며 '성소수자' 차별·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정보의 투명성과 소통, 협력을 통한 방역이라며 극찬해 이번 상황이 더 주목된다.

CNN방송은 12일(현지시간) '성소수자들에게 인기있는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성차별을 불러 일으키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서 CNN은 "이번 코로나 재확산 국면에서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표현이 나오고 있다"면서 "한국의 주요 매체들은 성소수자들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방송은 이번 이태원 클럽 코로나 확산을 보도하며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 표현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주요 매체들은 성소수자들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방송 캡쳐

이어, "이런 상황 때문에 성소수자임을 공개하기 두려워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추적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익명을 전제로 한 검사를 제공한 이후 이틀 동안 검사를 받은 사람의 수가 약 두 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13일 보도를 통해 성소수자들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한국 보건 당국은 지난 메르스 사태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문자 추적 도구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신용카드 사용기록과 CCTV영상, 휴대전화 통화기록 등을 사용해 방문자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신규감염 관련 클럽 방문자 중 3분의 1이상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익명 보장을 약속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공개적으로 성소수자로 낙인찍히기 두려워 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적인 성소수자 단체 '아웃라잇 액션 인 터내셔널'(Outright Action International) 제시카 스턴 상임대표를 인용해 "한국이 겪고 있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로 코로나 역풍은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1일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자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이동률 기자

AP통신도 12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동성애 혐오가 한국의 성소수자들의 자발적 진단검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국민일보'를 지적하면서 "기독교 계열사가 성소수자 관련 클럽이라면서 처음으로 보도했다"며 "그 이후 소셜미디어 등에서 동성애 혐오 발언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했다.

AP는 "이번 성소수자 관련 클럽의 첫 감염자가 신규 감염 확산에서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이태원 내 지역 감염은 이미 그 전에 시작됐을 수도 있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확진자가 지난 11일 100명을 넘어섰고 13일 낮 12시 기준 누적 119명을 기록했다. 정부는 이태원 방문자 약 2만 2000명에게 이틀내 검사를 종용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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