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남은 임기 2년에 정권 성패 달려…정권 평가는 후대에 맡겨라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정치권에 때 아닌 조선시대 임금의 묘호가 등장했다. 조선 3대왕 태종(太宗)과 그의 아들이자 조선 4대왕 세종(世宗)이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당선자(강원 원주갑)가 지난 8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한 유튜브 영상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태종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세종'의 시대가 올 때가 됐다"고 했다.
태종에 이어 세종과 같은 새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는 얘기쯤으로 여겨진다. 참여정부·문재인 정부에서 '세종 정부'로의 연속성을 말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세종은 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쯤으로 간주해도 무방할 듯하다.
간단히 뼈대만 보면 정권 재창출로 요약된다.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개혁과 적폐 청산이 언뜻 생각나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새 대통령이 태평성대를 이루자는 시나리오가 아닐는지 유추되는 대목이다. 벌써 당내 계파 간 견제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나름의 해석도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2년 남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기간 문재인 정부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후반기 국정 운영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60%대로 치솟았고, 여당이 21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레임덕 없이 안정적인 국정 수행의 여건이 생겼다.
향후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남은 임기 동안 기대에 못 미치는 경제 분야 등에서 정책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서 여권 인사들이 차기 대선 구상을 언급하는 것은 자칫 국민의 반감을 살 우려가 있다. 코로나19 사태 수습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한뜻으로 국난을 극복하자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처럼 지금은 매우 엄중한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또다시 위기론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도 12일 국무회의에서 "방역 보건 체계부터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또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 위기와 실직 대란 등의 현실이 매우 엄중하다. 코로나19 성공적 대응으로 고공행진 하는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주저앉을 수도 있다.
더구나 청년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문제, 저출산 및 육아, 고령화, 저성장,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당면한 현안이 숱하다. 기대가 컸던 한반도 평화 관련 문제도 경색된 남북관계 등의 이유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가 우선시하는 국정 과제를 성공리에 해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조선의 기틀을 다진 '피의 군주' 태종과 수많은 업적을 이룬 성군 세종의 평가는 후대가 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퇴임 이후 국민이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기대에 얼마만큼 부응했느냐다. 아직도 산적한 과제를 앞에 둔 시점에서 '업적'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성공한 문재인 정부가 되는 것이 먼저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