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민주당, 태영호·지성호 '국방위·정보위' 배제 맹공

더불어민주당이 탈북민 출신으로 21대 국회의원에 당선한 태영호(왼쪽) 미래통합당,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을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에서 배제할 것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두 당선인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거리가 먼 내용을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남윤호·배정한 기자

與 "통합당 징계해야" vs 野 "北과 커넥션 없다는 증명"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과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의 21대 국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상임위 배제를 둘러싼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두 당선일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두 당선인의 국방위, 정보위 배제 주장은 김부겸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시작했다. 이어 윤건영 민주당 당선인도 김 의원과 비슷한 내용으로 힘을 보탰다. 민주당 설훈·남인순·박주민 최고위원은 두 당선인의 사과와 반성 그리고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징계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4일 "(두 당선인은) 이번 일로 자발적 제척 대상임을 스스로 입증했다"면서 "통합당 지도부에도 요구한다. 여러분이 진정한 보수 정당이라면 이번 일을 경고 삼아 두 의원을 국방위와 정보위로부터 배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윤 당선인도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활동하다 보면 1급 정보들을 취급하게 된다. 상임위에서 이런 일들이 또다시 반복된다면 국격에 관한 문제다"면서 "개인이 아니라 공인이고 국회의원이라는 입법기관 행위에 대해서 이래라저래라 제지하는 것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5일에도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이들의 발언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두 당선인을 21대 국회 국방·정보위원회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민주당의 두 당선인 특정 상임위 배제 요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당 한 의원은 민주당의 주장에 관해 "미우니까 불이익을 주자"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의 주장은 두 당선인이 우리 정보를 북한에 넘겨줄 우려가 있다는 것 같은데, 이번 논란을 통해서 명확해졌다"면서 "두 당선인이 북한의 고위급과 커넥션이 없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친북 인사에 대한 상임위 배제가 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것 아닌가. 두 당선인에 대한 징계는 이해하지만, 상임위 배제를 주장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윤건영(왼쪽) 당선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위중설과 사망설을 제기했던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과 지성호 미해한국당 당선인의 21대 국회 국방위, 정보위 등 상임위 배정을 우려했다. /배정한 기자·더팩트 DB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후보자였던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의 두 당선인 특정 상임위 배제는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는 "정보 분석이나 전망이 틀린 것에 대해서는 두 당선인이 사과하는 게 맞다. 두 분이 경솔했다"고 전제한 뒤 "한 번 실수 했다고 들어오지 말라는 것은 지나친 정치공세다. 민주당 스스로도 말의 앞뒤가 안 맞는 것이다. 여야가 서로 으르렁거린다지만,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는 게 있다. 분석실패와 정보오류의 문제를 이유로 특정 상임위에서 배척하라는 것은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권능과 역할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야말로 거대 여당의 힘을 믿고 독재로 질주하려는 원초적 본능이고, 야당 의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독재회귀의 욕구 분출에 다름아니다.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오히려 이번 실수를 거울삼아 두 당선인에게는 국방위나 정보위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책임과 역할을 경험하게 하고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의 무게를 직접 체득하게 하자고 민주당이 주장했어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 서울 송파병 후보자였던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분석실패와 정보오류의 문제를 이유로 특정 상임위에서 배척하라는 것은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권능과 역할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더팩트 DB

그는 "특히 제가 합리적인 분으로 존경해 마지않는 김부겸 의원께서 정보위와 국방위 배척을 앞서서 주장하신 것은 의외이자 충격"이라며 "국회의원 선서문 인용하며 평화적 통일조항과 국가이익 우선조항을 어겼다고 규정하는 대목은 진짜 납득이 되지않는다. 상임위 배척 이유를 찾기위해 김 의원이 무리한 논리비약을 한 것이라는 의구심밖에 들지 않는다. 이부분은 분명 김 의원께서 '오버'한 거다. 두 당선인의 '오버'를 이유로 김 의원도 '오버'해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통합당 의원도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원칙적으로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다른 당에서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불쾌해했다.

민주당의 공세와 이를 바라보는 야권의 입장이 갈리는 가운데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민주당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통합당과 당선인을 위해서도 국방위, 정보위 등에 가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면서 "국회의장이 최종확정을 할 텐데 두 당선인의 경우 분명한 제척사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두 당선인은 논란이 확산하자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태 당선인은 "제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실감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드립니다"라며 고개 숙였다.

이어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덧붙였다.

지 당선인도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며칠간 곰곰이 제 자신을 돌이켜봤다. 제 자리의 무게를 깊이 느꼈다. 앞으로 공인으로서 신중하게 처신하겠다"며 사과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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