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합당 논의 할 때 아냐" 복잡한 당 사정에 '조용'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각당의 비례위성정당이 모(母)정당과의 합당을 논의 중인 가운데 미래한국당의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5월 15일까지 시민당과의 합당 절차를 진행하기로 공식 발표했지만 미래통합당은 당내 지도체제 개편 문제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합당 논의는 뒤로 밀릴 전망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새로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현실 정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에선 공식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관련 의견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의 지도체제가 정립되면 새 지도부와 충분히 소통하고, 한국당 당선인과 당원들의 총의를 모아 합당 시기를 포함한 모든 것을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했다. 새 지도부와의 논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통합당에서 지도체제 개편을 두고 잡음이 커지면서 당분간 합당 논의는 지연될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통합당 전국위는 4개월을 기한으로 하는 '김종인 비대위'를 가결했지만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혼란스러운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오늘(28일) 원 대표가 조계종 총무원장을 알현한 자리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금은 논의할 상황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며 "통합당의 상황이 정리되지 않고 있어 아무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개별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대해서 "개별 의원 간에 사담처럼 말한 적은 있다"면서 "하지만 공식 입장으로는 나온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이 통합당과 21대 국회 개원 전 합당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총선 전부터 '합당'을 전제로 창당한 한국당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당이 원내교섭단체로 활동할 경우 '제2야당'으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지만 '비례위성정당'이라는 꼼수에 이어 '비례위성 교섭단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시민당과의 합당 여부를 처음 시민당을 창당하기로 결정했을 때와 같이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달 27일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민당과 5월 15일까지 합당하는 절차를 마련했다"며 "중앙위원회를 전국대의원대회가 지정하는 수임기관으로 하고, 권리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합당에 대한 토론 및 투표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5월 1일부터 8일까지 권리당원 토론 및 투표를 실시하고 5월 12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합당 결의 및 합당수임기관을 지정한다"면서 "이후 5월 15일까지 합당 수임기관 회의를 통해 합당을 의결하고 선거관리위원회 합당신고로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미래한국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을 두고 시민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내부 의견이 있었지만 민주당은 기존 약속을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합당이 '순리의 정치'라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총선 후 소속정당으로 돌아가기로 했던 시민당 용혜인(기본소득당)·조정훈(시대전환) 당선인의 경우 합당 이후 출당 조치를 통해 비례대표 의원직을 이어간다.
다만 민주당은 원내대표 경선 참여를 요청한 시민당의 요구에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오는 7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강 대변인은 "아직은 합당 절차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당 당선인들은 민주당 소속이 아니다. 원칙적으로 원내대표 경선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미래한국당의 거취가 주목된다. 일각에선 통합당의 당내 사정이 계속해서 복잡하게 돌아갈 경우 독자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적지 않은 비판이 예상되고 있어 합당 논의는 당분간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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