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당선의 기쁨은 잠시…통합당 당선자 소감에 묻어난 암울한 현실

왼쪽부터 김웅(송파갑), 태구민(강남갑), 유경준(강남병), 윤희숙(서초갑), 배현진(송파을)이 미래통합당 서울 지역 당선인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초선으로 당선된 소감된 각오를 밝히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초선 당선자 39명 한 목소리로 "초심 잊지 않고 선배들과 함께 '당 재건' 기여할 것"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총회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전체 84명의 지역구 당선자 중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총회에선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의 모두발언 후 초선 당선자 39명의 소감 및 각오 발표가 이어졌다.

이들은 당선의 기쁨은 잠시였고, 당의 총선 참패로 웃을 수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초선인 만큼 선배 의원들께 배우면서, 동료와 협력해 당 재건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가운데 일부 당선자는 독특한 언행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김웅 서울 송파갑 당선자는 "송파갑은 늘 따뜻한 저희 당을 지지하는 지역이라는데, 이번엔 정말 험지가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고 간신히 살아 돌아왔다"며 "선배들과 함께 당 재건에 기여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태영호 서울 강남갑 당선자는 "선거가 끝나고 개명(태구민→태영호)이 완료돼 이제 태영호라는 이름으로 의정활동을 하게 됐다"라며 "대한민국에 와서 국회의원 선거를 한 번도 보지 못하고 후보로 뛰어서 당선됐는데, 초심 잊지 않고 선배들에게 하나하나 배우면서 잘하겠다"고 했다.

경제전문가로 통합당에 영입돼 서울 강남병에서 당선된 유경준 당선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과 각오를 말하던 중 마이크가 꺼져 같은 말을 두 번 하기도 했다. 유 당선자는 "추락하는 한국경제를 막아내라는 사명감을 갖고 출마했고, 한편으로는 지역현안인 종부세 폭탄을 막아내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다"며 "앞으로 선배, 동료 의원들과 잘 협조해 이런 부분에 대해 당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배현진 서울 송파을 당선자는 "통합당 선거 결과 때문에 당선 당일에도 활짝 웃지 못했다"며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의 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 대표 권한대행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초선 당선인들의 모습을 핸드폰 카메라에 담고 있다. /이선화 기자

김미애 부산 해운대을 당선자도 "한 시간 기뻤고, 이후부터는 어깨가 무거웠다"며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정치를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선배 의원들에게 많이 배우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판 대구 달서병 당선자는 "현 시대가 난세라 생각한다"며 "우리 당에 초선 의원이 40% 정도 되는데 이 시대는 초선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적극적 의견 개진을 예고했다.

서병수 부산진갑 당선인의 친동생인 서범수 울산 울주군 당선인은 "저하고 이름이 비슷한 분이 한 분 있는데, 안 헷갈렸으면 한다"고 입을 연 뒤 "변화와 혁신을 늘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국민이 판단하신 것이다. 하나를 하더라도 말로만 그치지 말고 실천에 옮겨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김병욱 포항 남구울릉 당선자는 큰절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 당선자는 "제가 아마 (당선자 중) 남자 막내인 것 같다"며 "지난 2월 초까지 의원실 보좌관이었는데 당에 큰 은혜를 입어 여기에 섰다. 뒷바라지 허드렛일을 잘 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통합당은 이날 오전 당선자 총회에서 당의 재건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오후로 예정된 상임전국위, 전국위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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