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재건 의지 천명…"해운 재건 5개년 계획 강도 높게 추진"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확대 및 해운 물류 디지털화 등을 통해 한국 해운산업 글로벌 'TOP 5의 도약 비전'을 밝히며 국내 해운산업의 재건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동행했으며, 발주사인 HMM(구 현대상선) 배재훈 사장 및 임직원, 건조사인 대우조선해양 이성근 사장 및 임직원 등 해운물류산업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알헤시라스호는 약 6m 길이 컨테이너 2만3964개의 운반이 가능하고, 갑판의 넓이는 축구장의 4배보다 크다. 높이는 에펠탑보다 100미터가 더 높은 약 400m 규모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다.
이번 행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해운 재건 5개년 계획'과 해양진흥공사 설립 등을 통해 이루어 낸 해운 재건의 첫 가시적 성과로 전 세계에 한국 해운의 경쟁력을 알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해운산업과 우리 경제의 회복을 다짐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취지로 열렸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정부는 한진해운 파산으로 위기에 빠진 해운산업의 재건을 위해 지난 2018년 4월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안정적 화물 확보, 저비용 고효율 선박 확충, 경영 안정을 추진 방향으로 3년간 8조 원 투입, 신규 선박 200척 건조 지원, 전략물자 국내 선사 우선 운송 등 자국 선사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수립됐다.
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오늘 HMM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에 쏘아 올리게 됐다"며 "400여 년 전 충무공께서 '12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했듯, '12척의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 우리 경제를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에서 7척, 삼성중공업에서 5척이 각각 건조 중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 5위 해운강국 도약을 목표로,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강도 높게 추진해 다시는 부침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정부는 긴급 수혈과 함께 체질 개선으로 우리 해운의 장기적 비전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상생형 해운 모델'을 정착시키겠다며 △우리 선박을 이용하는 화주 기업들에 항만시설 사용과 세제·금융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중소·중견선사 육성 통한 해운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물류·제조업 등 연관산업으로 이어지는 상생 구조를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을 해운에서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자율운항선박과 지능형 항해시스템 도입 △항만 배후단지를 활용한 신산업 육성 △선박 대형화 대응 및 스마트 물류 허브 구축 위해 '부산 제2신항 조속 건설 △컨테이너 하역부터 이송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한국형 스마트 항만'(광양항) 도입 계획을 밝혔다.
또한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해운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선사들의 기존 금융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유동성 확보 등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해운업계에 긴급경영자금 지원과 금융 납기연장,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 등 3800억 원 규모의 재정·금융 지원을 신속히 시행했으며, 오늘 오전, 추가로 1조2500억 원의 대규모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선박금융과 '선박 매입후 재대선(S&LB)', 해운사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이 확대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명명식 행사에서 김 여사는 "이 배를 알헤시라스호로 명명한다. 이 배와 항해하는 승무원 모두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한다"라는 송사와 함께 명명줄을 잘랐다. 전통적으로 명명식 행사는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해 선주에게 인도하기 전 선박의 이름을 붙여주는 행사로,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기 위해 여성이 선박에 연결된 줄을 끊고 샴페인을 깨뜨리는 역할을 해왔다.
문 대통령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10호 김종대 윤도장이 만든 전통나침반인 선원용 '윤도'를 알헤시라스호 전기운 선장에게 전달하면서 첫 항해를 축하하고, 해운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길을 잃지 않고 나아가길 당부했다.
'알헤시라스'는 유럽대륙 최남단인 지브롤터 해협에 있는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 이름으로, 유럽항로에서 잃어버린 해운업의 경쟁력을 되찾아 해운 재건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