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중설 진위 주목…남북관계 개선 열쇠는 北에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4·15 총선에서 여당의 압승을 계기로 향후 남북관계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될지 주목된다.
21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나오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이 술렁였다. 미국 CNN 방송은 미국 관리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뒤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도 전날 김 위원장이 최근 심혈관계 시술을 받았고 별장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사실무근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면서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특별히 확인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일성 생일인 지난 15일 집권 이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부정적 관측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김 위원장이 초고도 비만으로 인해 통풍과 고혈압 당뇨 등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는 단순한 의미 그 이상이다. 북한의 절대 권력인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태는 남북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중태설을 두고 '맞다' '아니다'라며 분석이 엇갈리면서 그의 공식 석상 참석 여부 등을 두고 볼 필요성이 있다.
우리 정부를 비롯한 주변국들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에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문제와 직결될 수 있어서다. 더구나 코로나19 관련 지원과 여당의 4·15 총선 승리로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된 상황이다. 실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위중하다면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에도 다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코로나19 관련 인도적 대북 지원 원칙을 재확인했다. 다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9일 "북한과 관련한 방역 협력이나 인도적 지원 문제는 북한이 전향적으로 응해야 가능하다"고 했다.
또한 정부는 총선 직후 대북 정책에 재시동을 걸었다. 통일부는 전날 동해북부선 구간 철도건설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년 전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합의한 것으로, 2018년 12월 착공식 이후 남북관계 악화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북미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며 남북 간 독자적 교류 협력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당장 시급한 문제인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총선 결과 입장문을 통해 선거로 드러난 진정한 민심은 '간절함'이라며 국난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주무부처에서 북한과 코로나19 관련 인도적 협력과 철도 연결 사업 등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협력을 고리로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점치는 전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018년 판문점에서 약식으로 만났던 식의 정상회담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북한이 대놓고 남측에 지원해달라고는 못 하겠지만, 확진자를 찾아낼 역량이 된다면 폐쇄한 국경을 개방할 경우 경제에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