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에 달려 있어"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외교부가 청와대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과 관련해 "양국 간 공동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상반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가 가장 큰 요인이 될 거로 전망했다. 현재 시 주석의 목표는 '경제 정상화'다. 따라서 주변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급한 상황이다. 이를 반영한다면 상반기 방한이 중국에도 필요해 보인다.
시 주석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이후 추진됐다. 2017년 한국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 이후 첫 방한이라 관심이 모아졌다. 한중정상회담에서 '한한령 완화' 같은 선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먼저, 지난 3월 초 시 주석은 오는 4월 초로 예정됐던 방일 일정을 연기했다. 아울러, 최근 한 매체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국가주석의 방한을 하반기 이후로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반면, 청와대는 이 보도 직후인 7일 "관련 보도는 사실을 크게 왜곡한 것으로 유감"이라며 "시진핑 주석의 올해 중 조기 방한을 추진하는 문제에 대한 한·중 양국 정부의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발표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양측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그것은 지금까지 정부가 설명해 온 것에서 달라지지 않았다고 이해하면 된다"며 상반기 방한설에 무게를 실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논란에 코로나19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방한이 한중 양국이 합의한 일정이지만, 중국과 한국의 코로나19 상황 진전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우수근 중국 산동대학고 객좌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방한은 확실하지만, 한중 양측의 기반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을 비워도 될 만큼의 상황개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상황이 진전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 배경으로 "중국 현지 소식을 들어보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중국 정부는 경제 정상화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살얼음 걷듯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률 동국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도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변수가 있다"면서 "원칙적으로는 상반기 방한이지만, 이에 따라서 일정이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 상황에 대해서도 "완전한 극복은 아니지만, 봉쇄를 풀었다는 것 자체가 중국 상황이 많이 진전됐다는 의미"라면서 "경제위기가 심각해 경제 정상화 노력에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8일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우한에서 76일 만에 봉쇄가 해제된 상황이다. 우한에서는 사흘째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