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올림픽 집착 아베, 긴급사태선언…도쿄, 제2의 뉴욕 되나?

일본 정부가 7일 긴급사태 선언을 한 가운데, 아베 내각이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집중하다 코로나 대응에 미온적이었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총리 관저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정권 말기로 탄력성과 유연성 줄어들어"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일본 정부가 7일 긴급사태 선언을 한 가운데, 아베 내각이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집착하다 코로나19 대응에 미온적이었단 지적이 나온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일본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열린 정부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의견 수렴을 한 후 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대상 지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도쿄도 등 수도권 일대와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자바현, 오사카부, 효고현 등에 발령됐다. 5월 6일까지 약 한 달간 발령을 유지한다.

6일 현재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80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부터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는 하루 감염자가 100명이 넘어서면서 최근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누적 확진자는 6일 기준 4804명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부터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는 하루 감염자 100명을 넘기며 확진자의 급격한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본 도쿄에서 출근길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 /AP.뉴시스

특히 부족한 의료진과 병상 등 의료시스템 붕괴도 우려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도쿄시가 코로나19에 대비해 4000개의 병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750개밖에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CNN 등 외신에서는 일본이 제2의 뉴욕이 될 거라는 보도도 나왔다. CNN은 "도쿄가 미국 내 최대 바이러스 확산지인 뉴욕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진단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올림픽 연기 결정 이후 급증해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아베 내각이 경제 충격을 우려해 긴급사태 선언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여론에 밀려 선언하게 됐다는 것이다.

국내 일본 전문가들도 아베 내각의 실수를 꼬집었다. 도쿄 올림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 때문에 초기 대응에 미온적이었으며, 무엇보다 아베 정권이 집권 말에 이르면서 대응에 소극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국내 일본 전문가들도 아베 내각의 실수를 꼬집었다. 무엇보다 아베 정권이 집권 말에 이르면서 코로나 대응에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폐회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슈퍼마리오 분장을 하고 무대에 등장했을 당시. /AP.뉴시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도쿄 올림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일이라는 중국 변수 때문에 아베 총리가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라고 지적하며 "아베 내각의 문제뿐 아니라 일본 정부 구조 내의 문제도 존재한다. 일본 정부 특성상 중앙정부가 강력하게 톱다운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지자체 권한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분위기로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종문 한신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정부 내에서 의학 전문가들의 의견들이 무시되고 있다는 말이 일본 언론에서 나왔다"면서 "코로나19 초기에 정무적 판단이 개입됐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 올림픽은 아베 총리의 은퇴 무대로 준비한 것이었으니 정치적 일정이 고려된 것이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 교수는 "아베 정권 초기와 중반에 보여줬던 탄력성과 유연성이 줄어들었다"면서 "코로나에 대처하기 위해선 전방위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최근 스캔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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