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미국발 입국 제한 조치 가능할까? 난감한 외교부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새 만명이 추가되는 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방역당국이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마스크 등을 착용한 관광객. /인천국제공항=이덕인 기자

입국인 대부분 한국인·외교관계 등 효율성 '의문'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새 만 명이 추가되는 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방역 당국이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에 대한 강력한 입국 제한 조치가 가능할지 또 효과적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입국자는 한국인으로 알려졌고 또, 외교적인 관계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23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4만961명으로 집계했다. 미국 내부에서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대한 비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23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4만961명으로 집계했다. 지난 17일 미 펜실베이니아 워링턴 소재 한 상점에서 한 고객이 텅 빈 선반 근처를 둘러보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시사잡지 뉴스위크는 이날 피터 드로백 옥스퍼드대 전염병 및 공중보건 박사를 인용해 "한국처럼 신속하게 행동했던 나라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통제하고 있다"면서 "대조적으로 미국은 무방비 상태였다. 아시아의 교훈으로 준비할 수 있는 두 달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잃어버렸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타임지(TIME)도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와 비교하면서 "미국·유럽 등 서구국가들은 검사와 격리와 같은 질문들과 씨름 중"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이 한국을 넘어 중국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대미외교를 담당하고 있는 외교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내 신규확진자의 20% 이상이 국외유입으로 알려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어제(22일) 신규 확진자 64명 중 해외 유입과 관련한 사례는 총 14명으로 전체 신규 확진자의 21.9%를 차지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19일부터 내·외국인을 통틀어 모든 입국자에게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해왔지만 유럽 내 상황이 악화됐다는 판단 아래 유럽 전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에 대해 전원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외교부=박재우 기자

정부는 지난 19일부터 내·외국인을 통틀어 모든 입국자에게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해왔지만, 유럽 내 상황이 악화됐다는 판단 아래 유럽 전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에 대해 전원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에도 이러한 절차를 적용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에 "범정부적으로 (코로나19)중앙대책본부 차원에서 항상 상황을 주시하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방안을 지속 협의하고 조치가 필요하면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미 간 외교관계 유지가 입국자 관리 조치에 있어 고려사항으로 제기된다. 동맹국이란 특수성과 미국은 국내에서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당시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발 입국 제한조치를 취하지 않은 바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발 입국자 중 우리 국민이 90%로 알려지면서 과연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나머지 10% 외국인도 대부분이 교민이거나 사업·교육의 목적으로 장기간 체류하는 외국인이다.

한편, 24일 밤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와 통화를 하고 방역당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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