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역유입으로 강력한 목소리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유럽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확산 속도가 급증하면서 유럽·미국발 입국자들로 인한 코로나19 역유입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베이징의 경우 미국발 승객 중 해외 역유입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자, 17일 우리 정부는 국내로 입국하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미국 확진자는 전날대비 1769명 늘어 18일 오전 9시 기준 6233명을 기록했다. 또한, 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600명을 돌파해 우리나라를 넘어섰다.
세계 곳곳도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7일 코로나19의 유럽 내 확산을 막기 위해 30일 동안 여행을 금지했다. 이는 EU가 설립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코로나19 대응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월 10일까지 5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는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사망자가 늘어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나서 "식당·술집을 포함 10명 이상 모이지 말라"며 미국 전역의 공공장소 폐쇄를 권고하는 지침도 발표했다.
국내 상황이 진전되고 있는 만큼 미국과 유럽의 확진자가 급등하면서 감염원 역유입 방지에 힘써야 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특별입국절차 이외의 다른 조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자가진단앱을 통해 밀접하게 상황을 관리하겠다"면서 "국외 동향 및 확진자 보균자 등 해외유입 동향을 주시하면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갈수록 커지자 국경을 걸어 잠근 채 내부적으론 자국민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리비아, 수단, 수리남, 칠레, 콜롬비아, 페루는 국경봉쇄를 감행했고 '모든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나라도 많아졌다. 노르웨이, 덴마크, 라트비아, 러시아, 리투아니아, 마카오, 말레이시아, 몬테네그로, 부탄, 사이프러스,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아르헨티나, 에스토니아,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요르단,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조지아, 카자흐스탄, 카타르, 캐나다, 코스타리카, 쿠웨이트, 쿡제도,트리니다드토바고, 파나마, 파라과이, 폴란드, 헝가리등이 입국금지를 내렸다.
그동안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금지 입국절차 강화 등의 요구도 있었지만, 정부는 중국과의 외교적인 관계를 고려해 중국발 입국금지 조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었다. 이런 만큼 우리 정부가 입국관리에 있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지 의심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강경화 장관은 BBC인터뷰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조치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른 나라와 달리 봉쇄정책을 사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활기차고 개방된 민주주의 가치에 충실한 것"이라는 이유를 강조했다.
반면, 17일 메이린 메센하이머(Maylin Meisenheimer) 전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외교매체 더 디플로멧에서 한국과 중국의 예를 들며 "코로나19는 민주주의와 독재를 구분하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를 대처하는 데 있어 민주주의냐 독재국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위협의 조기 인정과 발빠른 대처"라고 분석했다.
한편, 외교부는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여행 유의'에 해당하는 1단계 여행경보 발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