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의 맛-광진을] TV에서 갓 나온 고민정, '참신함 뒤 물음표'

정치 신인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바라보는 광진을 민심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요약된다. 대선주자로도 거론됐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상대로 어떤 결과를 끌어낼지 주목되고 있다./고 전 대변인 페이스북

4.15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 선거로 여당은 남은 임기의 안정적 운영과 차기 정권 재창출 기틀 마련을 위해, 야권은 정권 심판과 차기 정권 탈환을 목표로 한다. 후보들은 한 표를 위해 전통시장부터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향한다. 후보들이 움직이고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후보와 마주한 시민은 억지웃음을 짓기도 한다. 그렇게 밀물처럼 왔다 썰물처럼 빠지기 일쑤다. 선거운동의 기본 패턴이다. <더팩트>는 총선 정국에서 각 후보들이 거쳐 간 장소를 다시 찾는 [후보의 맛]을 통해 '플레이팅(첫인상)' '레시피(정책능력, 숙련도)', '리오더(추가주문, A/S)' 등 음식 맛으로 진짜 민심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여당 후보 강점 내세우지만 "자기 정치 해본 적 있나" 의문

[더팩트ㅣ광진구=박숙현 기자] 721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를 오가던 고민정(41) 전 청와대 대변인이 마침내 광진을 정류장에 내렸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촛불 혁명 완수를 외치며 정치판에 뛰어든 그를 광진을 유권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기대 반 걱정 반'의 시선을 감추지 않는 주민들은 '아나운서·청와대 대변인' 고민정은 알아도 '정치인 고민정'에 대해선 아직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고 전 대변인이 중앙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과연 뚝심 있게 지역구를 위해 일할 인물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뜨겁다.

지난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고 전 대변인은 요즘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안 그래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보다 유세 활동이 한참 뒤졌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주민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선거 사무실에는 '매일매일이 금요일처럼'이라고 붙여놨다. 고 전 대변인은 "배수진을 쳤다"고 얘기할 정도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오전 7시 30분께 출근길 인사로 하루를 시작해 유튜브 생방송으로 매일의 선거운동을 마감한다. 최근 이 지역으로 이사도 왔다.

광진을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낙선했던 17대를 제외하고 15대부터 내리 5선을 지낸 민주당 텃밭이다. 20대 총선에서도 구의1·3동, 자양1·2·3·4동, 화양동 등 모든 동에서 민주당이 앞섰다. 서울 강북에서 손꼽히는 전형적인 주거 지역이라 오랫동안 살아온 토박이들이 많다. 반면 한강 변을 끼고 있으면서도 어린이대공원, 건국대, 세종대를 제외하면 뚜렷한 랜드마크가 없다. 현역 의원 피로감과 발전 욕구가 강한 이곳에 거물급 오 전 시장이 1년 전부터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어 문 정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고 전 대변인이 뒤늦게 투입되면서 주요 격전지로 떠올랐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9, 11, 14일 자양전통시장, 노룬산시장, 영동교시장, 화양제일시장, 건대입구역 등을 찾아 그를 직접 만난 이들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 "어려 보이던데 잘 할 수 있을까" vs "신뢰 가고 깔끔한 외모" ㅣ플레이팅 ★★★☆☆

청와대를 떠나면서 싹둑 단발로 자른 머리. 똥그란 눈에 환한 미소. 공영방송 아나운서 출신답게 어르신들이 마음에 쏙 들어 할 면접 프리패스상이다. 하지만 15만 광진을 유권자가 의지하는 정치인으로서 내뿜는 카리스마가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일부 있다. 의외로 정치 신인의 풋풋함과 순진함이 호감을 주기도 한다.

영동교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A 씨(50대·남)는 고 전 대변인 첫인상을 묻자 "아이고 너무 어리던데요"라고 한마디 뱉었다. 그는 "대변인 할 때 TV 나오는 거 보면 좀 나이 먹은 줄 알았는데 너무 어리던데. 그래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는 고 전 대변인이 79년생인 사실도 몰랐다.

고 전 대변인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도 이런 반응을 보이자 고 전 대변인은 "그래서 기분이 안 좋으세요?"하고 웃으며 얘기했다고 한다. 본인을 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A 씨는 "오세훈 씨가 너무 거물이라 차라리 임종석(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왔더라면 진짜 막상막하였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표심은 바뀌지 않을 눈치다. 그는 "(고 전 대변인이) 되면 좋겠죠"라며 "본인도 청와대에선 귀인 취급을 받았을 텐데 현장 오니 힘들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지난 11일 화양제일시장을 찾아 출근길 인사하고 있는 고 전 대변인. / 출처=고민정 페이스북

외모에서만 '정치 초보' 분위기를 풍기는 게 아니었다. 고 전 대변인은 바쁘게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자기 좀 잘 봐 달라' 표를 호소하는 게 영 익숙지 않은 모양이다.

화양제일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B 씨(40대·남성)는 지난 11일 고 전 대변인이 상가 문도 열지 않은 아침 8시 전부터 아침 인사를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솔직히 유세 다니는 게 처음이실 거잖아요. 뭐라고 해야 하나. 연륜 있는 분들처럼 적극적인 게 아니라 많이 쑥스러워하시더라. 어떻게 보면 어설펐다. 인사는 잘하고 다녔다"라며 "기왕 정치할 생각으로 뛰어든 거면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지 않겠나 싶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이미지가 꼭 나쁜 것 같진 않다. 오히려 쑥쓰러워하는 부분들이 때묻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고 전 대변인식 선거운동은 좋게 말하면 깔끔하고 한편으론 싱겁게 느껴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고 전 대변인은 자양전통시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손님이 줄어든 김밥집을 직접 찾아갔다. 자신의 SNS에 "확진자가 다녀간 곳은 소독을 더 철저히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전한 곳이 된다"며 홍보하기도 했다.

김밥집을 직접 가보니 한쪽 벽면에 "김밥, 떡볶이 정말 정말 맛있습니다!!!"라는 글귀와 고 전 대변인 사인이 눈에 띄었다. 이곳 사장은 "(고 전 대변인이) 안전하다고 홍보하려고 그랬던 것 같다. (이전과) 별다른 건 없어요. 그런데 저희 입장에선 되게 감사하죠. 신경 써주시니까"라고 했다. 가게에 와서 '잘 좀 부탁드린다'고 인사할 법하지만, 고 전 대변인이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 전 대변인이 반찬 대여섯 개를 사 갔다는 노룬산 시장 반찬가게 사장도 "고 전 대변인이 별다른 말 없이 반찬만 사갔다"고 했다. 그가 건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출근길 인사할 때 바로 앞 가게에서 찐 옥수수를 사 먹을 때도 가게 주인과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 윤모(50대·남성) 씨는 "(고 전 대변인이) 옥수수만 사서 가고 다른 얘긴 없었다"고 했다. 혹여나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표를 바라는 기성 정치인처럼 보일까 우려하는 듯했다.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확진자가 다녀간 뒤 손님 발길이 끊긴 김밥집을 직접 찾아 홍보했다. 이곳 사장은 큰 변화는 없지만 신경써줘서 감사했다고 평가했다. /출처=고 전 대변인 페이스북

거북이처럼 다소 느린 선거운동이 어떤 결과를 빚을지도 관심거리다. 수험생으로 치자면 수험서 1회독을 끝내고 2회독, 3회독을 할 시기이지만, 고 전 대변인은 '한 번을 보더라도 꼼꼼해야 한다'는 주의다. 본인마저도 유튜브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니 (선거 때 후보들은) 보통 인사하고 바로 돌아서 다른 분께 인사한다고 한다. 그런데 저는 100명을 빨리 만나는 것보다 10명이라도 진중하게 눈 맞추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발걸음이 안 떨어지고 말씀 주는 분들 얘기를 듣다 보니 속도가 좀 더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예비후보 등록한 지 10일이 넘었지만, 시장에서 고 전 후보를 보지 못했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 전통시장은 선거 유세 필수 코스로 후보와 직접 대면 기회가 다른 장소보다 많다. 지난 11일 만난 노룬산시장 옷가게 주인(40대·여)은 "다녀갔다고 하는데 나는 못 봤다. 왔으면 악수는 안 해도 인사라도 해야 하는데 (안 오니) 기분이 진짜 나쁘더라고. 어쩌다 한 집 빼놓을 순 있어도 어디는 가고 어디는 안 가고 그랬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고 전 대변인의 전통시장 유세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지금쯤 고 전 대변인이 노룬산시장 한 바퀴를 다 돌았을지 궁금해진다.

직접 대화를 나눈 이들은 대체로 긍정적이면서도 좀 더 관망해보겠다는 반응이다. 자양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40대 여성은 "TV에서 보던 것보다 이쁘고 말씀도 잘하고 친절했다"면서도 "처음 봐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 몇 번 보고 얘길 나눠봐야겠다"고 했다.

노룬산시장에서 정육점을 하는 50대 부부는 "인상을 봤을 적엔 젊어서 좋았다. 젊으니까 일도 잘하지 않을까 한다"하며 기대감을 보였다. 화양시장 B 씨도 "대변인으로 있을 때부터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말하고 중도를 잘 지켜서 말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또, 언론인 출신이니 그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신뢰가 가지 않나 싶다"고 호감을 드러냈다.

반면 자양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40대 남성은 "고 씨가 대변인 할 땐 되게 멋있어 보였는데 직접 봤더니 그냥 연예인이 왔구나 하는 느낌만 있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고 전 대변인을 직접 본 광진 주민들은 젊고 참신해서 좋다는 반응과 오세훈 전 시장을 상대하기엔 너무 어려보였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영동교시장 채소 가게 주인이 고 전 대변인에게 받은 명함을 보여주고 있다. /광진구=박숙현 기자

◆ 집권당 후보 자신감? "자기 정치 해본 적 있나"ㅣ 레시피 ★★☆☆☆

광진을 일부 주민에게 고 전 대변인은 프랜차이즈 직영점과 같은 존재로 비치는 듯하다. 가게를 물려주고 가는 이전 사장네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예상되는 맛일 수 있다. 한편으론 초보 셰프가 특색 있는 메뉴를 개발해낼지도 관심거리다.

고 전 대변인의 정책능력에 대해 묻자 광진을 주민 다수가 "이미지는 젊고 깔끔해 좋은데 경험이 너무 없어서 염려가 된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자양시장에서 참기름을 파는 50대 남성은 "정치인으로선 감이 안 잡힌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정책 토론하는 걸 한 번이라도 보면 좋을 텐데 현재까진 청와대 대변인 때 모습으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고 전 대변인은 자신의 강점으로 "대통령과 서울시장, 구청장 모두를 이어낼 수 있는, 어떤 정책이든 방향성이든 현실화하는 능력"이라고 선거 내내 강조하고 있다. 직전 청와대 대변인, 집권 여당 후보로서의 자신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광진을 주민 머릿속엔 여전히 물음표다.

광진구 영동교 시장은 추미애 의원 시절 추진한 재건축 사업으로 주민 반감이 남아 있었다. 영동교 시장 내 걸린 현수막. /광진구=박숙현 기자

영동교시장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사장(50대·여)은 고 전 대변인이 정책 현실화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데 대해 "아냐. 그건 아닌 거야"라고 딱 잘라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자기 정치가 아니었잖아. 여태 남의 정치를 대변만 했지 자기 정치를 안했기 때문에 그건 아니라고 본다. 솔직히 고 전 대변인은 정치를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냉철하게 평가했다.

앞서 5선 중진 추미애 의원마저도 광진을 재개발 이슈에선 빛을 발하지 못했다. 특히 이곳 영동교시장은 자양1구역 재건축개발사업으로 영동교시장 상인들 일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상의없이 개발을 진행한 민주당 소속 김선갑 광진구청장과 추 의원을 향한 반발 여진이 남아있다.

반면 '대통령-서울시장-광진구청장'을 연결해 사업을 현실화하겠다는 고 전 대변인 전략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시가 먼저 나서서 구의역 일대 도시재생개발 사업에 불을 지피고 있다. 광진을은 지난 2017년 송파구로 이전한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지에 광진구청 등 '첨단업무지구'가 들어서는 게 지역 숙원 사업이다. 여기에 서울시가 최근 첨단지구 개발과 연계해 5년 동안 200억 원을 투입해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5G 첨단 산업 기술 시험장인 테스트베드를 만들고 음식문화거리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늘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 전 대변인 역시 구의역 주변 상권 살리기를 주요 공약으로 살피고 있다. 선거 슬로건이 '광진사람 고민정 이제 광진이 뜬다'일 정도로 억눌려있던 개발 욕구에 불을 지피고 있다. 다만, 고 전 대변인은 오 전 시장을 겨냥한 듯 "'황제 개발'식이 아니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광진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다른 생각을 보였다. 자양시장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50대 남성은 "공약이 안 될 때가 참 많다"며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개발되면 떠나야 할 사람이 많아지니까 도시재생개발 쪽을 생각하는 고 후보쪽 공약이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긍정 평가했다.

고 전 대변인은 또 '아이들에게 좀 더 안전한 광진, 노년층에겐 훨씬 더 편안한 광진, 청년층에겐 활력 넘치는 광진'을 핵심으로 공약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만난 이들에게 고 전 대변인에 바라는 공약이나 요청을 물었지만, 대부분은 "어차피 공약 걸어도 되지도 않는다"라고 씁쓸하게 답했다.

고 전 대변인이 자양동에서 출근길 유세하는 모습. /출처=고 전 대변인 페이스북

◆ "더 이상 상처 받지 않게 지킬 약속만 해달라"ㅣ 리오더 ★★★☆☆

'공약해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차가운 시선에는 현역 추 의원의 그림자가 덧씌워져 있다. 고 전 대변인을 향해선 '또 믿고 뽑아줬다가 똑같으면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이 자리했다.

지난 14일 점심시간인 12시께에도 구의역 옛 동부지검 부지 건너편 상가에는 손님이 아예 없거나 문이 닫혀 있었다. 국숫집을 운영하는 사장(50대·여성)은 "하루에 3그릇 팔고 7그릇 팔 때도 있다. 너무 힘들다"라면서 "이전 부지에서 첨단단지를 만든다고 했으면 시간 끌 게 아니라 빨리 빨리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또 "지상에 있는 지하철 때문에 햇빛이 하나도 안 들어오니 지하화도 해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건 추 의원 있을 때부터 한다고 했는데 결국 못했다"라면서 고 전 대변인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은 내뱉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자기 행동으로 할 수 있는 것만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상처를 덜 받는다"고 당부했다.

손님이 없어 밖에 나와 한숨 쉬고 있던 추어탕집 사장(50대·남)도 "동부지검 이전한 뒤부터 장사가 아예 안 된다. 구청이 들어와야 하는데 아직도 안 하고 있잖아요. 뭐가 들어오든 구청도 들어오고 빨리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을 두고 한진중공업과 임차인 간 마찰이 불가피하다. 굵직한 현안에 대해 고 전 대변인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이곳 주민들의 관심사다. /광진구=박숙현 기자

구의역 일대 개발과 함께 광진을 지역구에서 가장 굵직한 현안은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이다. 추 의원이 예전부터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아직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진중공업이 신세계와 손잡고 신세계동서울피에프브이(신세계프라퍼티 85%, 한진중공업 10%, 산업은행 5% 지분)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곳 터미널 상인들과의 갈등이다. 한진중공업 측은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로 개발하겠다며 임차상인들에게 퇴거를 통보했다. 이에 임차인들은 과거 상가를 임대해줄 때 재개발이 추진될 경우 보상 협의를 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이 문제가 해결돼야 사업도 승인해주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고희동 동서울터미널 임차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동서울터미널 부지에) 70~80층 고층 건물 들어간다고 하니 그 중에서 우리가 장사할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면 좋겠다. 우리가 임차료도 내고 보증금도 낼 테니 이 부분을 빨리 해결해달라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우리는 상생 재건축에 대한 대안을 촉구하고 있는데 한진중공업 측에서 지금 대화를 전혀 안하고 있다. 고 후보가 문제의 심각함을 빨리 인지하고 자리를 주관해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아직은 '정치 초보'인 고 전 대변인이 느리지만, 진심을 다하는 태도로 민주당에 대한 피로감을 극복하고 관록의 상대 정치인 오세훈을 꺾을지 주목된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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