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칭찬·격려받을 자격 있어"…격려 이어 '특식' 제공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질병관리본부를 '깜짝' 방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사태 이후 메시지로 질본을 격려한 적은 있지만,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에 있는 질본을 방문했다. 관계자들의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보고와 브리핑을 생략하고, 필수 인원만 수행한 가운데 사전 예고 없이 이뤄졌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윤재관 부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여러 차례 수고하는 질본을 격려 차원에서 방문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본인의 방문이 고생하고 있는 질본 관계자들에게 오히려 누가 될 것을 우려해 그동안 방문이 실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질본 방문을 준비하는 참모들에게 두 가지를 주문했다. 질본이 브리핑을 준비하지 않도록 하고 순수하게 격려 일정으로 준비하라는 것과 질본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는 시간으로 방문 시간을 정하라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질본이 너무 애쓰고 있고 고생이 많고 안쓰러워 진작 감사하고 싶었으나 너무 바쁜 것 같아 오면 폐가 될까 봐 안 왔다"며 "오늘 브리핑이나 보고 안 받겠다. 지시할 일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 주변에 있는 질본 관계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문 대통령은 "질본이 열심히 해서 세계가 인정하는 좋은 성과를 냈다"며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게 아니라 세계가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상자 찾기 △가장 빠른 검사 △감염을 확인하면 적절한 치료로 사망율을 낮춘 것에 대해 국제사회가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빠른 속도를 내는 진단키트와 시약, 자가관리앱을 활용한 특별입국절차는 전면입국 금지라는 극단적 선택을 않고도 바이러스를 막아내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라는 검사방법 등 모습들이 든든하게 국민에게 보이고, 이제는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질본은 좀 더 자신 있게, 당당하게 질본이 이룬 성과를 말씀해도 좋다. 국제사회에도 제공해도 된다"고 했다. 또한 "사망자가 더 나오지 않게 각별한 노력을 해달라. 사망률은 낮지만, 국민에겐 가슴 아픈 일"이라며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얼마 전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하는 물품을 보냈는데 그때 질본은 공항에서 검역하는 분들이 더 고생이라고 그쪽에 전달하겠다는 말씀을 전했다"며 "국민이 칭찬 메시지를 보내는데도 다 함께 고생하는데 혼자 칭찬받는 게 바람직 못하다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질본은 칭찬받고 격려받을 자격이 있다"며 "질본에 대한 칭찬과 격려는 국민 스스로에 대한 칭찬과 격려이기도 하다"고 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사스 극복 후 노무현 대통령님과 평가대회를 하는 과정에서 질본이 만들어졌다"며 "더 노력하고 분발하겠다. 항상 믿고 격려해주시는 것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국민 해를 줄이고 일상으로 돌아가실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질본 직원들의 저녁 밥차를 통해 '특식'을 제공했다. 메뉴는 갈비찜이 포함된 한식이다. 질본은 워낙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보니 관계자들이 밥 시간대를 놓쳐 식사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