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회동' 2주 만에 민주당 비례연합정당 참여 공식화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면서 앞순위는 소수 정당에게 주고 뒷순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비례연합정당 참여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촛불혁명세력 비례대표 단일화를 위한 연합정당 참여를 (내일) 전당원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무게를 둔 배경에는 미래통합당의 반칙과 꼼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선거법은 거대정당이 얻는 불공정 이익을 최소화하고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촉구하기 위해 민주당이 손해를 무릅쓰고 만든 개혁 선거법"이라며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가짜 페이퍼 위성정당을 만들어 소수에게 돌아갈 의석을 도둑질하는 반칙을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우리는 수차례 그만둘 것을 촉구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금지를 요청했지만, 그 요청을 거부했다"며 "더구나 통합당은 오만하게도 반칙으로 제1당이 되면 보복 탄핵을 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우리 당은 연합정당에 참여하면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의석을 하나도 추가하지 않겠다. (비례후보 순위와 관련) 앞 순위는 소수당에 다 배정하고 뒷 순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선거법상 얻을 수 있는 의석에서 하나도 더 얻을 생각이 없다"며 "소수정당 후보에게 앞순번을 양보하는 희생으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소수정당이 원내에 진출하도록 돕고자 한다. 우리의 목적은 선거법 취지를 살리고 반칙과 편법을 저지르는 통합당을 응징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 후보를 연합정당 비례 명부 후순위로 배정하면서 '의석 욕심 때문에 원칙을 어겼다"는 비판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정을 위한 권리당원 전 당원 투표를 12일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실시하기로 했다. 제윤경 민주당 중앙당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비례연합정당 합류 여부에 대한 찬반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거쳐 이같은 결론에 이르렀지만 당내 일각에서 반대 목소리는 여전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의 선거연합정당 참여가 명분과 실익 모두 없다며 "민주당이 원칙에 따라 국민을 믿고 당당하게 나아가는 것이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제의 도입을 주도한 정당이고, 그동안 미래한국당에 대해서 강력한 규탄의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했다. 또 "선거연합 정당은 우리사회 공동체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여론수렴 형성 기능이 없어보이고, 연동형 비례제를 함께 주도한 정의당이 분명히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실익 관점에서도 "선거연합정당 참여로 상당한 민심이반 있을 것으로 우려되며 민주당 지지가 효과적으로 선거연합정당으로 이전한다는 보장도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선거연합정당 후보 순번을 정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후순위로 양보한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혼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