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개성공단서 마스크 생산해야"…가능할까?

마스크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개성공단을 통해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 매진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유엔 제재, 북한 방역능력으로 현실성은 떨어져"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마스크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개성공단을 통해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성공단 사업자, 정치권 등이 나서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등장해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실성은 있을까.

10일 이틀째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현장에선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는 게 쉽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전국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1000만장 불과해 5000만 명의 수요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 생산시설과 숙련된 노동력을 가동 가능한 개성공단 입주업체를 통해 생산을 늘리자는 주장이 나왔다. 개성공단에는 위생마스크 제조사가 1개 있어 약 20만 장 생산이 가능하고, 면마스크 제조가능사들과 위생방호복 제조가능사도 73개가 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10일 오전 MBC라디오 시사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개성공단 입주 업체 73개사를 가동하면 마스크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선 모습. /임세준 기자

먼저,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10일 오전 MBC라디오 시사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개성공단 입주 업체 73개사를 가동하면 마스크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스크 제조업체 1곳이 하루 풀가동했을 경우 20만장 마스크 생산이 가능하다"면서 "방진복을 만들 수 있는 업체도 3, 4개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F필터로 만드는 회사는 하나"라면서도 "2중 면마스크를 제작하게 되면 개성공단에 73개사 의류 봉제 업체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와 방호복을 생산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미 가동을 멈춘 지 4년이 넘은 개성공단이 더 늦으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면서 "인도주의적인 코로나19 대응을 계기로 개성공단을 열고 남북관계를 적극 풀어나가자"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코로나19 방역장비(마스크 등)의 개성공단 생산 제안’을 제목으로 한 글이 올라왔고 10일 오후 3시 기준 9800명 이상이 동의를 했다.

앞서, 코로나19 여파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잠정 폐쇄된 바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 당시의 모습./개성공단=임영무 기자

하지만, 관건은 대북제재 유예와 북한의 의지다. 개성공단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마스크 제작에 필요한 물품, 금융, 서비스가 문제가 제재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현재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만큼 과연 북한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이다. 앞서, 코로나19 여파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잠정 폐쇄된 바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이 다시 발사체를 발사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로 위로 친서를 보내면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어 북한의 반응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다만,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우리 정부에게 마스크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와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도 없지만은 않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대북제재 유예, 북한의 방역 능력 등을 고려해 현실성이 적다면서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유엔(UN)제재와 미국제재에 동시에 걸려있는 사안이라서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아마 코로나19 국면이 지나간 뒤에나 제재유예 결정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공장 한곳에서 생산할 수 있는 마스크는 10만장인데 국제사회가 이에 호응할지 모르겠다"면서 "북한은 국경을 폐쇄하면서 방역에 힘을 쏟고 있는데 개성공단 가동은 현실성이 적다"고 강조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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