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연합정당 전당원 투표로 결정…심상정 "참여 안 해"

더불어민주당은 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논의한 끝에 전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이해찬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뉴시스

 '꼼수'라던 민주당도 '비례정당', 먼저 만든 통합당은 "비겁한 꼼수"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이목이 쏠린다. 미래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창당을 '꼼수'라고 작심 비판했던, 민주당도 방식만 다를 뿐 비례정당 참여로 기우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8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진보 진영에서 창당을 추진 중인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것으로 회의를 마쳤다. 다만, '참여'로 상당히 기울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후 브리핑에서 "이번 주 내에 플랫폼(모바일)을 통한 전체 당원 투표로 의견을 수렴해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월요일(9일)이나 수요일(11일)까지 투표 시기와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안이 무거워서 의총이나 최고위에서 결정할 것은 아니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덧붙였다. 어떻게든 이번 주 중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론 내린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참여 쪽의 의견이 우세했다고 한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논의 자체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과거 통합당의 전신 자유한국당 당시 비례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창당에 민주당이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장 통합당은 같은 날 민주당을 향해 "비겁함의 끝장, 막장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김성원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또 미룬단다. 명분 만들자고 짧은 시간 참으로 애 많이 쓴다"고 비꼬면서 "처음엔 아니라고 손사래 치다가 시민단체가 제안해 검토 중이라는 말을 흘려 짜고 치는 정치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중에는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원장의 민주연구원을 통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야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다'는 보고서까지 공개하며 명분이 아닌 핑계를 댔던 민주당"이라고 꼬집었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8일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관련 논평을 통해 처음엔 아니라고 손사래 치다가 시민단체가 제안해 검토 중이라는 말을 흘려 짜고 치는 정치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더팩트 DB

김 대변인은 "이제는 전당원 투표로 한단다. 공당으로서의 기본 상식과 의무도 저버린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당원에게 전가시켜 보려는 비겁한 꼼수 아니면 무엇인가. 이렇게 미루고 저렇게 미룰 바에야 당당하게 하겠다고 선언하는 게 낫겠다"고 비꼬았다.

이어 "능력이 없으면 의리라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마저도 없으면 정치인이 아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민주당은 통합당의 미래한국당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명분을 충분히 만들 필요가 있다. 비례연합정당 참여는 의석을 더 얻기 위한 것이 아닌 작은 정당들의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거부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같은 날 비례대표 후보 선출 보고회에서 "적어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혁에 공조한 정당들은 어떠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취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분명히 다시 말한다. 미래한국당은 위헌 꼼수정당"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특정 정당의 전략이 되어서는 안 되고,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에 휩쓸려서도 안 된다. 대의는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비례 연합정당 같은 공학적 발상은 자칫 범진보개혁 세력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범진보개혁 세력의 승리를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적을 이기고자 적을 닮아가는 '내로남불'의 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훼손하는 그 어떠한 정당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정의당이 거듭 참여 의사가 없음을 밝혀,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할 경우 자칫 대치 국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지난 패스트트랙 당시 민주당과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조를 이뤘다. 따라서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총선을 앞두고 귀추가 주목된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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