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와 경쟁"…총선 이후 통합 가능성엔 침묵
[더팩트ㅣ여의도=박숙현 기자] 비례정당 창당을 부인하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봉주 전 의원이 28일 비례대표용 정당인 가칭 '열린민주당' 창당을 선언했다. 보수진영의 비례정당에 맞서 '개혁'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게 명분이다. 그는 이번 총선은 불출마한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창당 추진 기자회견에서 "창당의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지금 민주당이 중도, 보수와 대야투쟁을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비판이 근거였다. 민주당과 정책적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창당준비위원장도 나도 우리가 민주당의 뿌리인데 지금 현재 변모하고 있는 민주당의 모습은 원래 민주당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민주적인 가치를 갖고 보다 선명성 경쟁을 통해 유권자들에 선택 받겠다는 게 우리가 지향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정 전 의원의 창당 선언은 몇 시간 전까지만 하더라도 비례정당 창당설을 공개적으로 전면 부인했던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회견에서 "지금(오늘 10시 30분)까지 기자분들에게 알듯 모를 듯한 언어로 혼선을 줬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그 점에 대해 사과드리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분이 지지도 했지만, 우려와 걱정으로 반대도 했다"며 "가야할 길을 선택했기에 준비 과정을 많이 가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열린민주당'이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절실성으로 움직이는 그룹이 있다. 그런 움직임과, 실체가 없다 하더라도 (창당) 제안자들은 가급적 다 만나 보겠다"고 했다. 그는 비례정당 창당 필요성을 언급했던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참여에 대해서도 "우리는 시간이 없다. 그래서 이 길을 떠나면서 함께 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으면 50보 100보 양보하면서라도 용광로를 만들겠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이 이날 민주 진영 비례정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고, 지난 26일 당 지도부에서 "비례정당 만들자"는 논의가 오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열린민주당이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 정당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에선 "정 전 의원의 움직임은 당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 전 의원 현재까지 민주당 소속이기도 하다. 그는 민주당 탈당과 관련해 "법적인 과정을 살펴봤는데 창당되기 전까진 당적을 유지하는 게 큰 문제가 없는 걸로 안다"며 "법적 테두리 안에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총선 이후 민주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도 "총선 이후의 일정에 대해선 오늘 답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순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열린민주당을 창당하는 일에 몰두하고 비례 순번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개인의 정치적 욕심과 의도를 내려놓지 않으면 열린민주당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결론 때문에 내리게 된 결단"고 덧붙였다.
앞서 김대중 정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이근식 (가칭)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창당 선언문을 낭독하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숙원인 검찰개혁을 외쳤던 '조국 수호 검찰개혁' 촛불 시민과 함께 나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