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심각'] 중국인 입국 금지, 실효성과 가능성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한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배재대학교 중국인 유학생 및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현재 국내에서 퍼지고 있는 상황. 현실성 떨어져"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중국인 유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입국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들을 입국단계에서부터 관리와 매일 건강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한 목소리는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일부 지역 당국이 한국발 입국자들을 강제 격리 조치한 사례들도 나오면서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25일 웨이하이 항공 당국이 한국인 승객 167명에 대해 전원 격리 조치했다. 아울러, 장쑤성 난징에서도우리 국민 40여명이 대규모로 강제 격리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중국을 향한 여론은 더욱더 악화했다.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76만 2000명에 육박하고, 대한의사협회는 6차례나 중국발 입국을 금지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중국발 입국금지가 필요성이 언급됐다. 제1야당 대표인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유입을 막은 상태에서 국내 감염자 관리 및 방역 등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책을 실시해야만 비로소 우한 코로나 사태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현재 가장 시급한 조치는 중국발 입국 금지"라고 강조했다.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한 중국 전문가들은 현실성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지난 24일 중국 유학생 가방을 소독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하지만 정부는 중국과의 외교적인 관계를 고려해 중국발 입국금지 조치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월 내 방한도 예정돼 있고, 경제상황도 예상보다 좋지 않아 중국과의 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부의 제한적 조치에 대해 "경제적인 부분도 고려는 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하면 상호주의가 작동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한 중국 전문가들은 현실성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논쟁으로 한중관계가 악화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중국 전문가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중국인 전체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실효성도 효과도 없다"고 반대했다.

그는 "한국에서 벌어진 코로나 확산문제를 보면 초기 중국인 감염은 2~3명 밖에 없어 매우 극소수"라며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한 이란이나 이탈리아에서는 확진이 늘어나고 있고, 입국금지를 하지 않은 프랑스는 오히려 확진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우리 국민을 격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이 우리보다 의료시스템이 낙후됐기 때문"이라며 "한국에 대해 입국제한 조치를 가한 나라들은 대부분 인구밀도가 높거나 의료시스템이 낙후된 나라"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국과의 외교적인 관계를 고려해 중국발 입국금지 조치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해 6월 27일 일본 오사카 웨스틴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한 두 정상. /청와대 제공

우수근 중국 산둥대학교 객좌교수도 통화에서 "국내 코로나19 감염자 대부분은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에서 온 한국인 "이라며 "중국인이 다른사람을 통한 전파는 적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에서 계속 퍼지고 있는 상황인데, 국내에서 확산을 방지해야한다. 중국인 입국 금지는 현명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이러한 논란이 한중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고려해야 한다면 중국인 입국 금지가 아니라 중국에서 오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라면서 "또, 중국 웨이하이에서의 일도 한국인 격리조치가 아닌 모든 외국인 또 중국인에 대한 격리조치였다"고 말했다.

한편 김건 외교부 차관보는 25일 최근 중국 지역에서 한국인 입국자가 외교부와의 사전협의 없이 격리되는 등의 일이 벌어지자 싱 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했다. 싱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 정부는 한국 국민에 대해 제한조치를 한 게 아니다. 그중에는 중국인도 있다"고 해명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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