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심각'] '코리아 포비아' 확산, 바람잘 날 없는 외교부

한국에 대해 입국 제한조치를 시행한 나라는 총 20여국이 넘고 있고,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부 전경. /박재우 기자

입국 제한조치를 시행한 나라는 20개국 넘어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국내에서 급증하면서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에 대한 입국제한조치를 시행하는 나라들이 증가하고 있다. 예고없는 갑작스런 조치에 우리 국민은 물론 외교부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앞서, 국내 확진자는 25일 오후 977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0명으로 늘었다. 한국에 대해 입국 제한조치를 시행한 나라는 총 20여국이 넘고 있고,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2일 130명의 한국 관광객의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이스라엘은 전세기를 띄워 500명에 가까운 한국 관광객을 돌려보냈다. 모리셔스도 지난 23일 신혼여행으로 도착한 한국인 신혼부부 17쌍에 대해 코로나19를 이유로 입국 거부하고 인근 병원으로 격리시켰다. 모리셔스는 이들을 한국으로 귀국시킬 방침이다.

지난 22일 130명의 한국 관광객의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이스라엘은 전세기를 띄워 500명에 가까운 한국 관광객을 돌려보냈다. 코로나19의 공포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모여있다. /인천국제공항=이덕인 기자

베트남 당국도 대구와 경북에서 온 입국자들을 14일간 격리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입국 금지조치를 내렸다. 다낭과 호찌민 등 주요 도시는 한국정부와의 사전 협의 없이 대구에서 온 한국인들을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일단 격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화권에서도 한국인들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가 시작됐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 웨이하이 공항 당국이 25일 한국인 승객 전원을 격리 조치했다. 대만도 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들을 14일간 의무적으로 격리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이 외에도 나우루, 사모아, 키리바시, 미국령 사모아, 바레인, 요르단, 홍콩은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체류한 외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고, 입국절차를 강화한 국가도 10개 국가가 넘는다. 아울러,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시행하는 나라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 중 이스라엘, 베트남, 중국 등 몇몇 국가는 한국 정부와 사전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조치를 취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고 밝혔지만, 해당국의 별다른 입장이나 변화는 없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항상 사전통보를 하고 사전협의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비판하면서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인지가 되는 즉시 협조를 요청하고 소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해외순방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5일 고위당정청협의회에 참석한 강 장관이 생각에 잠겨 있다. /배정한 기자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건 외교부 차관보는 25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주한외교단을 대상으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노력에 관해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대응 단계가 '심각' 단계로 상향된 이후 대응 현황을 각국에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해외순방 중인 강경화 장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강 장관은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 군축회의 참석하기 위해 해외 순방중인데, 재외국민 보호를 책임지는 외교 수장의 부재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인 입국금지를 조치를 내리지 못하고 되려 중국에게 입국제한 조치를 당한 우리 정부에 대해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 한국뿐 아니라 일본, 이탈리아, 이란 등에서 계속해서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외신에서는 '세계적인 대유행'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제보건기구(WHO)는 아직 세계적 대유행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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