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커밍아웃 등 협조 해줘야"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규모 확산 사태와 관련해 정부에 "즉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신천지 측에 대해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예비비를 넘어서는 추경편성이 필요하다 판단한다"며 "3조4000억 원의 예비비를 신속히 집행함과 동시에 추경을 편성해 빠른 시일 내 국회에 제출해 달라. 다음 주 후반 예정된 코로나 종합 경기대책에서 추경의 틀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폭넓고 선제적인 방역 활동과 고도화된 방역체계를 지원하고, 코로나 피해가 집중된 자영업 피해구제와 제조업 지원,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구·경북 지역의 피해 심각성을 고려해 특별 재정 지원 방안과, 전국 학교 개학 연기에 따른 가족돌봄 휴가 시행 및 임금 지원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부 제출 즉시 국회 심의에 착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초 올해 예산에 편성된 예비비 등 가용예산으로 대응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경체 침체 등을 우려해 추경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2003년 사스 사태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며 "경제적 측면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협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이라고 했다.
여당이 정부에 공식적으로 '코로나 추경'을 요청하면서 논의는 가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이와 관련해 고위 당정협의도 가진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도 지난 21일 "예비비든 추경이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일에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정부가 추경 편성안을 제출하면 국회 통과도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후덕 민주당 원내 수석 부대표는 "15년 메르스 추경 때 국회에 제출된 지 18일 만에 국회에서 의결했다. 최근 10년간 가장 빠른 추경 의결이었다"며 "서둘러서 짜임새 있게 정부에서 편성한다면 2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날인 3월17일에도 여야 합의로 신속히 심의해 (통과가)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 당국과 야당에서 제기하는 중국 전역 방문자 입국 금지 확대 논의에 대해선 "방역당국에게 확실하게 힘을 집중해 방역당국이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의 기본 입장"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판단도 있고, 국제적인 기준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것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역당국 대처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입국 금지 확대 조치가 외교적 문제와도 연관돼 있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신천지에 대해선 이례적으로 거듭 강력하게 당부했다. 그는 "신천지 측의 투명하지 않은 대응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방역 당국 지시에 순응하고 스스로 우리 국민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특단의 결단도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특단의 결단에 대해 "스스로가 감염된 상태일 수 있는데 수술 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 등등 몇 가지 사례가 나타났다"며 "보다 분명하게 자신들의 상태를 커밍아웃 하면서 임해주지 않으면 방역당국의 대처에 한계가 있는 문제라 그에 대해 보다 더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는 것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