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중심 통합 및 당 운영에 반발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과 자유우파 시민사회단체 등이 뭉친 미래통합당(약칭 통합당)이 18일 첫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그간 다른 정당에서 활동하다 통합당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 의원들이 처음으로 함께하는 자리였지만, 지도부의 미숙한(?) 행사 준비로 논란이 제기됐다.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기존 한국당 최고위원 8명에 원희룡 제주지사, 김영환 전 의원, 김원성 전 전진당 최고위원, 이준석 전 새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 등 4명을 추가로 최고위원으로 임명해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대표도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그대로 맡았다.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범중도·보수 진영 '신설 합당'이라는 명분으로 통합을 이뤘지만, 사실상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흡수통합 형태가 된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드러났다. 의총 전 통합당 지도부, 새보수당 출신 의원들, 전진당 출신 의원의 자리는 '지정석'으로 앞줄에 이름표가 붙어있었다. 이에 한국당 출신 한 의원은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이름표도 붙여 놨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보수당 출신 유승민·지상욱·하태경 의원은 아예 이날 의총에 불참했고, 정병국 의원은 여러 차례 "앞자리에 좌석이 마련돼 있으니 앞으로 나와 달라"는 안내 멘트가 나왔지만, 따르지 않고 뒤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았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난 후 사회를 맡은 민경욱 의원은 "보수통합을 바라는 국민, 당원의 바람에 부응하고 대통합 역사에 함께 동참해주신 의원, 위원님들이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며 "호명하는 분은 앞으로 나와 달라"고 말했다.
정병국·오신환·이혜훈·유의동·이언주 의원과 김영환 전 의원이 의총장 무대 앞으로 나온 가운데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정 의원은 통합당의 의총 준비와 진행에 쓴 소리를 가했다.
정 의원은 "정말 어려운 서로의 결단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며 "미래통합당은 저희가, 앞에 나온 사람들이 새로 들어온 게 아니고 함께하는 것이다. 따로 자리를 만든 것 심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우리가 왜 인사를 해야 하나, 하려면 다 같이 해야 한다"며 "생각을 다시 하셔야 한다. 당 지도부가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 우리는 다 같이 통합당을 만든 사람들이다. 여러분들도 같이 인사하고 함께 해야지 우리만 인사를 해야 하나. 통합당으로 함께 가자"라고 강조했다.
이에 심 원내대표는 "그러면 다 같이 인사를 하자"고 제안했고, 정 의원은 "다 같이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실제로 새보수당·전진당 출신 의원과 기존 한국당 의원들은 함께 마주보고 인사를 나눴다. 정 의원의 문제제기를 심 원내대표도 인정한 셈이다.
한편 이날 오전 코로나19 사태로 혈액이 부족해지자, '헌신'을 위해 헌혈을 하고 뒤늦게 의총장에 도착한 황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통합은 종착역도 목적지도 아니다. 오직 (총선에서) 승리를 향해 가는 과정"이라며 "승리하지 못한다면 통합은 결실을 못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넘어야할 험난한 과제도 많아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며 "문재인 정권 심판, 총선 승리라는 대의를 깊이 새기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전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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