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계속되는 북미 실무진 교체…북미협상 미래는?

최근 북한과 미국 모두 북미협상 관련인사들을 교체·변경하면서 북미협상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뉴시스

北 리선권 외무상 임명, 美 알렉스 웡 유엔으로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최근 북한과 미국 모두 북미협상 관련인사들을 교체·변경하면서 양국 협상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협상은 난항을 겪어왔다.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10월 스톡홀름 실무 회담을 진행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이후 북한은 '크리스마스 선물' 등을 언급하며 도발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현재까지 '도발'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색국면 가운데, 북한은 지난달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조평통)을 신임 외무상으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13일 발간한 '북한 권력기구도'에서 외무상에 리선권을, 조평통 위원장엔 공란으로 기재했다.

북한은 지난달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조평통)을 신임 외무상으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당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자리를 뜨며 손사레를 치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리선권은 군부 출신으로 조평통에서도 오랫동안 군부의 이익을 대변해왔다. 2018년 평양 정상회담 당시에는 우리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막말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이를두고 '자력갱생'으로 대북제재 국면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도 대북특별팀 핵심 라인이 인사로 인한 변동이 생기면서 북미협상에 힘을 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정책 대표의 장관 승진으로 실무를 담당하게 된 알렉스 웡 대북특별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가 11일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로 지명됐다. 이 공백이 채워질지는 미정이다. 미국 국무부 특성상 후임자가 곧바로 채워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북미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국 실무진의 인사이동에 대해 "협상 진전 가능성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에서 미국의소리는 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을 인용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 는 상황에서 알렉스 웡 부차관보나 램버트 전 부대표가 북한과 관련해 마땅히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정책 대표의 장관 승진으로 실무를 담당하게 된 알렉스 웡 대북특별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가 11일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로 지명됐다. 사진은 한국을 방문한 알렉스 웡 대표의 모습. /뉴시스

또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이 "이번 인사가 미국이 대북 외교를 축소하거나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이 이렇게 된 것은 북한이 지속해서 대화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자력갱생'을 말하고 있는 북한과 '대북제재'를 강조하고 있는 미국이 맞서고 있어 현실적으로 북미협상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군부의 대변자격인 리선권을 외교로 보낸다는 것 자체가 자력갱생으로 가겠다는 포석"이라며 "알렉스 웡 유엔으로 가는 것은 대북제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고 교수는 비핵화 협상은 북미 양 정상이 결단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실무진 인사가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는 보지는 않았다.

한편, 미국 CNN 방송이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대선 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 정상회담을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또한,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두 지도자 간에 또 다른 정상회담이 적절한지 봐야 할 것"이라면서 이에 힘을 보탰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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