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말자"…이낙연 "바람직하지 않다"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신들에 대한 비판적 칼럼을 작성한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진보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 왜, 나도 고발하지, 나는 왜 뺐는지 모르겠다"며 "낙선운동으로 재미 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여러분, 보셨죠?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맙시다"라며 "나도 임 교수와 같이 고발당하겠다. 리버럴(진보)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 이해찬 대표님 이게 뭡니까"라고 질타했다.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도 고발하라"라며 "임 교수 (칼럼)의 한점 한 획 모두 동의한다. 나도 만약 한 줌 권력으로 고발한다면 얼마든지 임 교수의 주장을 한점 한 획 거리낌 없이 반복하겠다"고 했다.
강만진 정의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자당을 비판하는 칼럼이 나오자 고발로 대응한 민주당의 행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신문의 칼럼은 원래 정당과 정부 등 권력층에 날선 비판이 오가는 공간이다. 그런 공간이 허용되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성역 없는 비판은 평론가와 저자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칼럼을 통해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고발이 들어온다면, 그것도 고발한 주체가 집권여당이라면 어느 누가 위축되지 않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해당 칼럼을 싣지 말라고 민주당이 경향신문에 요청한 것 자체도 문제이지만, 경향신문이 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언론까지 고발 대상으로 삼은 점은 더더욱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임 교수 고발 건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고발을 취소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임 교수는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이 글에는 "정권 내부 갈등과 여야 정쟁에 국민들의 정치 혐오가 깊어지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에 책임이 없지는 않으나 더 큰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더 이상 정당과 정치인이 국민을 농락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썼다.
이에 민주당은 임 교수와 언론사 책임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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