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기생충 기대? 與 "예술인 2만 명에 월 106만 원 지급"

더불어민주당이 12일 4·15 총선을 위한 문화·예술 공약을 발표했다.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양우석 영화감독. /뉴시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가 12일 4·15 총선 공약으로 문화·예술 부문 첫 번째 공약을 발표했다. 문화·예술인에 대한 고용안전망을 강화하고, 인프라 강화 등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 정책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문화·예술 부문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우선 문화·예술인 생산활동 지원을 위해 '한국형 엥떼르미땅(Intermittent·예술인 전문 실업보험제도)'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문화·예술인 2만여 명에게 월평균 활동소득 106만 원을 평균 5.5개월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대상자는 고용노동부 등 정부와 협의를 거쳐 선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프리랜서 예술인에 대해서도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지역가입자·본임부담금 50%)하고, 프리랜서 예술인 및 은퇴 스포츠인들의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이 같은 서비스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인 복합지원센터를 조성하고, 경력단절 예술인들의 현장 복귀 지원센터를 2024년까지 17곳에 설치한다.

국민의 문화여가를 지원하기 위한 공약도 마련했다. 청소년과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췄다. 만 17세 주민등록 발급자(47만여명)과 초등학교 1학년(42만여명) 대상으로 각각 5만원 상당의 '성인 첫출발 예술사랑카드' 발급과 '학교 첫걸음 문화학교사업'을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또 문화생활에 취약한 계층 161만여명에게 지원하고 있는 '통합문화이용권' 금액을 현행 9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늘린다. 국민의 여가 생활을 권장하기 위한 '근로자 휴가지원제도'도 지원 대상(지난해 기준 8만 명->2024년까지 50만 명 수준)과 금액(현행 10만 원->20만 원)을 늘린다.

또 콘텐츠·영화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한국판 실리콘밸리인 '코리아 콘텐츠밸리'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콘텐츠 정책금융 지원도 지난해 기준 4000억 원에서 2024년 1조 원, 총 2조2000억 원 이상 운용 가능하도록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콘텐츠 연구·개발(R&D) 규모도 현재 약 750억 원에서 2250억 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콘텐츠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도 마련한다. 콘텐츠제작비 세액공제 규모를 중소기업(10%→15%), 중견기업(7%→10%), 대기업(3%→5%)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 한류 확산을 위한 K팝 공연장을 2곳 신설, 국제 K팝 콘서트를 연 2회 개최하고, 국립영화박물관 등을 건립한다는 내용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우리 문화의 세계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모든 국민이 품격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문화·예술 1등 국가, 백범 김구 선생께서 말하신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의 실현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며 "문화·예술 산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민주당을 총선서 제대로 응원해달라"고 했다.

예술인 복지법인 이른바 '최고은법' 제정 이후에도 예술인들의 생활고가 지속돼 공약이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우려에 조 정책위의장은 관련 법안 처리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공약을 마련하게 됐다며 "(공약의) 틀이 갖춰지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안전망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공약 발표식에 참석한 문화 예술인들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영화 '강철비',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은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이 해외에서 굉장히 각광 받는다"며 "수출 하지 못하면 산업 자체가 붕괴될 정도인데, (수출 기반을 위한) 적절한 공약을 발표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또 콘텐츠 밸리 조성 공약에 대해서도 "기생충의 박사장 집 세트도 부술 수밖에 없었다. (업계에서) 공간 부족 때문에 짓고 부수는 것을 반복해왔는데 콘텐츠 밸리가 생겨 유지보수가 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김동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으로 전세계 금융자본이 한국 영화 시장을 주목한다"며 "이 중요한 시점에서 다양한 정책적 배려와 세재 지원이 된다면 한국 영화는 전세계 시장에서 보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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