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에 정치권도 축하봇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는 쾌거 소식이 들리자 정치권도 축하 인사를 보내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영화 기생충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순간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 /서울역=이동률 기자

범여권 "양극화 해소 본격 논의 계기되길"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자 정치권에서도 축하 인사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여야 7개 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축하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은 수상을 계기로 사회 양극화 현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계기가 기대한다고 강조하며,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단편 다큐멘터리의 수상 불발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01년을 맞이한 한국 영화가 세계적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며, 한국인과 한국 문화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세계에 과시했다"며 "그동안 백인남성 위주의 폐쇄성으로 비판받아 온 아카데미에서 한국영화가 외국어 영화로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 영화계의 쾌거를 넘어, 세계 영화계가 더욱 풍부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며, 아시아 영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끌어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를 다룬 이승준 감독의 단편 다큐멘터리 '부제의 기억'을 언급하며 "수상하지 못해 아쉽지만, 우리 사회의 아픔을 작품으로 기록하고, 세계인들이 공감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예술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기본가치로 세운 문재인 정부와 함께, 앞으로도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환경 개선과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도 "'부재의 기억'이 단편 다큐멘터리 상 후보에 올랐음에도 수상이 불발된 점은 아쉽다"고 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영화 '기생충' 주제의식이 세계의 한복판에서 인정을 받은 만큼, 사회 양극화 현상에 대한 해법 역시 세계적인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이 제작 과정에서 표준근로계약서를 쓰고 노동관계법을 준수한 점을 언급하며 "노동자들이 희생하지 않고 정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얼마든지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착취하지 않고 희생당하지 않는 노동문화가 대한민국 영화계와 노동계 전반에 뿌리내리길 기원한다"고 했다.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도 영화 수상을 계기로 양극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불공정이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가 돼 문제 해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고, 고상진 대안신당 대변인도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류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 가짐과 동시에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와 양극화, 사회적 계층의 고착화 등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도 외면하지 않고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을 당시 논평을 내지 않았던 자유한국당도 이번에는 공식 논평으로 축하 인사를 보냈다.

박용찬 한국당 대변인은 "우한 폐렴으로 침체와 정체, 절망에 빠진 대한민국에 전해진 단 비같은 희소식"이라며 "세계 주류 영화계에 우뚝 선 한국 영화가 한류의 새로운 동력이 돼 세계 곳곳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길 기대한다. 한국당은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은 그 어느 벽보다 뚫기 힘들었던 자막이라는 1인치의 장벽을 넘어섰다"고 평가했고,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수석대변인도 "아카데미의 휘날레인 작품상 시상무대를 꽉 채운 한국 영화인들의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봉준호 감독의 영광이자 대한민국의 영광"이라며 축하했다.

의원들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축하 인사를 건네며 정치적 메시지를 남겼다.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은 "봉 감독님의 수상 소감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짚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국가주의, 전체주의를 넘어서 개인이 행복한 나라가 돼야 한다. 민간의 창의와 상상이 흘러넘쳐야 영화도 잘 되고, 경제도 잘 된다"고 했다.

표창원 의원은 "여전한 격차와 대다수 영화인들이 겪고계신 어려운 여건 등의 문제 역시 함께 노력해서 해소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날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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