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어려운 분위기…"신인들 얼굴 알리기 쉽지 않네"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국내 확산에 따른 여파가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미치고 있는 가운데 4·15 총선을 앞둔 정치권도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특히 이름과 얼굴을 알려야 하는 예비후보들은 적극적 선거운동이 어려워져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일부 예비후보는 다중이용시설이나 건강취약계층시설 등의 방문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쓴 채 악수 대신 정중한 목례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또한 아직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하지 않은 후보는 개소식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울산 울주군 출마를 준비 중인 장능인 자유한국당 후보는 "악수를 먼저 청하지 않고 눈인사 위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우한 폐렴에 대한 국민 경각심이 큰 상황이라 접촉보다는 말로 하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이어 "선거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들이 우한 폐렴에 걸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경기 안양 동안갑에 출마하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우한 폐렴에 대한 범국민적 우려를 반영해 시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방식의 선거운동을 전면 보류한다"며 "직접 접촉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경북 경산시에 출마하는 조지연 한국당 예비후보도 오는 8일로 예정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기하고 '릴레이 영상 응원 캠페인'을 펼친다고 밝혔다.
일부 후보는 우한 폐렴 예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방식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제주갑에 출마하는 보건의료 전문가 고병수 정의당 후보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 제대로 된 정보를 바탕으로 예방을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마스크 착용법,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 등을 알리고 있다.
오프라인 선거운동이 어려워지자 온라인에 집중하는 후보도 있다. 경북 영천·청도 출마를 준비하는 김장주 한국당 후보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온라인을 통해 정책을 알리고 민심을 듣는 온라인 선거운동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는 한 후보는 "지금 상황에선 유권자들에게 손을 먼저 내밀었다가 반감만 살 수 있다"며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가 눈인사를 하려고 해도 눈조차 마주치지 않는 이들이 있어 얼굴을 알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가운데 정당 차원에서도 선거운동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김상희 민주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31일 대책특위 1차 회의에서 "정치권도 향후 일주일 내지 열흘 동안 선거운동을 자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전체적으로 한시적 선거운동 제한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 출범할 예정이었던 선거대책위원회도 1~2주 뒤로 출범을 연기하기로 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선대위 출범을 강행할 경우 여론의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 TF(태스크포스)는 이날 3차 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예비후보들에게 악수 대신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을 권유하기로 했다.
또한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가급적 축소하거나 소규모 단위로 개최하기로 했다. 또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마스크 꼭 쓰기 △30초 손 씻기 △악수 안 하기 △기침은 팔꿈치 등 4가지 행동 실천 수칙도 마련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해당 캠페인이 범국민적으로 확산되도록 국민에게 캠페인 전단지를 제작해서 배포하고 캠페인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sense8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