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외신들이 본 김경희 '부활'… "내부 결속 의도"

북한 노동신문은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설명절 기념 공연 관람 보도에서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도 동석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뉴시스

"김경희 재등장은 김정은 정권의 ‘정당화’에 도움"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 김경희가 약 6년 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남편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첫 등장에 외신들도 관심을 두고 보도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부부와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설을 맞아 25일 평양 삼지연극장에서 기념공연을 관람했다. 김경희는 장성택 처형 이후 사망설과 자살설 등에 휩싸인 바 있어 공식석상에서의 그의 '부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7일 논평을 통해 "김경희가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다시 등장한 것은 무엇보다도 장성택 처형과 김정남 암살 이후 김정은 가족의 불화와 갈등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백두혈통의 결속과 김정은 가족의 화합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며 김정은의 정면돌파전에 대내적으로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석했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 12월 김 위원장의 숙부인 김평일 주체코 대사를 불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평일은 김정일의 이복동생으로 김정일에게 잠재적 위협으로 여겨져 40년간 해외를 떠돌았다. 당시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체제 결속을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왔다.

영국매체 더 가디언스는 마이클 매딘 스미소니언 센터 북한 전문가를 인용하며 김경희가 직위나 직책을 맡지는 않았지만, 이번 등장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며 백두혈통인 김경희가 등장해 김정은에 대한 지지를 보이면서 결속효과를 다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더 가디언스 캡쳐

외신은 최근 북한이 미사일 기지에서 차량 활동이 활발해진 것을 언급하면서 김경희의 등장이 '새로운 길'을 맞아 내부 결집을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영국매체 더 가디언스는 마이클 매딘 스미소니언 센터 북한 전문가를 인용하며 "김경희가 직위나 직책을 맡지는 않았지만, 이번 등장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며 "백두혈통인 김경희가 등장해 김정은에 대한 지지를 보이면서 결속효과를 다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 이그재미너도 "최근 북미 간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김경희가 나타났다"며 "지난 UN에서 주용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외신은 최근 북한이 미사일 기지에서 차량 활동이 활발해진 것을 언급하면서 새로운 길을 맞아 내부 결집을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3년 당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군복을 입은 인민보안원 2명에게 끌려나가는 사진. /조선중앙TV.뉴시스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28일 미국 전문가들을 통해 김경희의 등장에 대해 언급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 "김경희가 김 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서 대미 강경노선과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 가능성을 내비친 이후 등장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새로운 노선 천명 이후 지도부 결집을 꾀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오랫동안 잘 알려진 김경희를 다시 불러들이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1~2년 사이 너무 많은 실패를 했고, 이 때문에 김씨 일가의 가족적 배경을 이용해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떨어진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조나단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김 위원장이 고모 김경희를 재등장시킨 것은 정권의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그가 인사 문제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김경희의 재등장은 김정은 정권의 ‘재정당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고 강조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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