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성 강점으로 이해찬과 '투톱 체제'…총선 등판에 기대감 ↑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과 서울 종로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투톱 체제'로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돌입했다. '차기 대선주자' 이 전 총리의 총선 등판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크다.
이 전 총리가 설 연휴 전인 23일 공동 선대위원장직과 종로 출마를 확정하면서 당의 총선 '간판'으로 떠올랐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이 전 총리의 기자간담회는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사회와, 당 공보국이 나서며 '당대표급'으로 진행됐다.
이 전 총리의 공동 선대위원장직 수락은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로도 읽힌다. 이 대표는 당초 이 전 총리에게 '특별선대위원장직' 부여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 전 총리 측이 '총선 지휘'에 대한 뜻을 밝혀 이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위상을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로서 위상이 높기 때문에 현장 중심으로 움직이는 그런 역할을 많이 하시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용산역에서 만난 시민들도 '차기 대선주자' 이 전 총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씨는 "이 분은 기자 출신이니 옛날로 치면 사초를 정리하던 사람이라 역사관이 있다. 또, 일국의 국무총리로서 국정전반을 볼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는 점, 또 기자 정신으로 현장을 누렸기 때문에 이낙연 효과는 민주당의 한계성을 극복시켜줄 것 같다. 민주당의 전문성 부족 등을 보완해주는 중요한 역할로 보여진다"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용산역에서 특산품을 판매 중인 서울 거주민 50대 여성 B씨와 C씨는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싸움만 해대 그 당이 그 당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경기 살릴 생각은 안 하고 서로 내가 잘났느니 밥그릇 싸움만 한다"며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 전 총리에 대해 B씨는 "당을 떠나 이낙연 씨는 지지한다. 사람은 좋은데 여당에 대해선 그닥(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껏 선거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참여해왔지만 '이번엔 너무 아니다'라며 정치권에 쓴소리한 C씨도 "당으로 볼 땐 나도 싫다. 개인으로 볼 땐 훌륭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든다. 사람으로 투표한다면 그분은 마음이 간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권역별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이 전 총리의 '총선 독주'를 견제하면서 대중 호감도가 높은 이 전 총리를 간판으로 내세우는 민주당의 탁월한 이낙연 활용법이라고 보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출마도 공식화하며 '대선주자'로서 몸집을 불리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를 권유 중이다.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확정할 경우 전 정부와 현 정부 직전 국무총리 간 대결로 '빅매치'가 성사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에 "이 총리는 누가 와도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황 대표가 오면 (이 전 총리에게도) 더 좋을 것이다.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고 대선주자로서도 급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도 종로 출마에 대한 압박을 더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장의 사령관인데 본인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차기 대선주자라면 주저할 것 없이 종로로 가서 이 전 총리와 정면승부를 펼치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한국당의 동료 의원들을 위해서라도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가 공동 선대위원장으로서 전국 유세에 힘을 쏟다 지역구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박 평론가는 "두 역할을 모두 하는 게 불가능한 게 아니다. 이 전 총리 입장에선 자신을 던져서 당을 구하는 대선주자로서의 모양새이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