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로관광 가능"vs"중국은 물론 남측도 거부"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중국 우한 폐렴으로 인해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출입을 금지했다. 북한은 방역·의료 체계 등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폐렴 의심자 사전 유입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개별관광'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중국에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이던 지난 2003년에 북한은 평양-베이징 항공 노선을 차단하고 신의주 세관마저 일시 폐쇄한 바 있다.
북한의 대응에 대해 전문가들은 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원산·갈마 해안지구, 양덕 온천지구, 삼지연 백두산 관광지구 사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북한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중국 관광객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이 방북 당시 김 위원장에게 "북한 관광 중국인을 200만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꾸준히 중국 관광객들이 늘어왔다.
외국인 북한 관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에 접촉되지 않는 북한정부의 '외화벌이'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중국 우한 폐렴'이란 변수가 등장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개별관광' 제안을 받아들일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측 금강산관광지구 시설 철회를 요청하면서 "금강산에 남녘동포들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관광 우선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사실상 북한 관광은 국제적인 관광지라기보다는 한국인들에게 더 매력적인 관광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우한 폐렴)으로 중국 관광객들이 줄어들면 북한으로서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했는데 피해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남측 육로·해로관광이 시작된다면 우한 폐렴문제를 우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을 통한 관광이 어렵게 된다면 남북 직접관광이 가능한데, 이 부분은 대북제재가 걸려있어 미국과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가 '개별관광'으로 구상했던 방법은 △남에서 북으로 가는 개별관광 △중국 등을 통한 제3국 경유 관광 △이국인 남북한 연계 관광 3가지로 알려져 있다.
반면, 우한 폐렴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남한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 때문에 '개별관광'에 악재로 작용할 거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이로 인해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 '개별관광'에 대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의 방역·예방시스템은 완전히 문을 걸어 잠그는 방식"이라며 "과거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중국은 물론 남측에도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외교전문매체 '더 디플로멧(Diplomat)'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별관광'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통일부는 지난 주 대북 개별 관광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북한이 관광객과 국경을 폐쇄한다면 대북 관광 추진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